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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하를 바라보며, 봄이 오기 전 공기는 무겁다

강화도 나들길 2코스, 초지진 , 용두돈대, 손돌목돈대, 갑곶돈대, 강화

by 김태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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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가볍고 날아갈 듯 가벼운 공기가 오기 전 무거운 수분이 섞인 날씨가 여러 날 되었다. 그 봄이 오기 전 무거운 공기를 견디고 나야만 깃털 같은 봄 공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오늘은 그 무거운 봄맞이 공기를 느끼며 오랜만에 강화로 떠난다. 서울은 시간이 빨리 흐르는 반면 강화에는 항상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그 시간 속으로 염하 속으로 천천히 발걸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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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길 2코스'를 역으로 시작한다.

운이 좋아 바로 '초지진'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탄다. '초지진'은 '나들길 3코스'를 돌 때 이미 와 본 적 있지만 반대방향으로 가는 길은 생소하다. 지도와 정보를 얻은 후 초지진 내부를 둘러본 뒤 바닷가 길로 움직인다.

바닷가 항구에는 어판장이 있는데 서해의 대표 어류인 '망둥어'와 먼 바다에서 잡았다는 '농어'를 말려 팔고 있었다. 그 항구에는 농어가 있었다.. 거기서 잡은 건 아닐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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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둑길을 걸으며 갈대숲의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가 나타난 '덕진진'은 1679년 숙종 때 만들어진 걸로 성과 같이 문을 갖추고 포대를 만들어 배치했다. 나름 전쟁에 대비해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였다.

두 갈래 길이 있다.

바깥으로 나가 도로변으로 가는 길과 바닷가 길로 나가는 곳이 있는데 바다 쪽으로 나가 걷다가 아름다운 곳이 있어 스케치한다.

짧은 시간에 염하가 흐르는 바다를 그리고 보니 그 바다에겐 시간이 무의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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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보니 나타난 '용두돈대'는 예전에 와본 곳이지만 공사 중이어서 못 봤었다. 이제 오픈되어 살펴보니 감회가 새롭다. 역사적으로는 '신미양요' 때 포격전이 치열하게 일어났던 곳이라고 한다.

용의 머리처럼 튀어나왔으니 공격하기도 공격받기도 쉬웠으리라 여겨진다.

'손돌목'이란 뱃사공이 있었는데 왕이 바다를 건너려 하자 바가지를 띄워 바가지가 가라앉지 않고 가는 뱃길로 가시면 된다고 알려드렸는데 그걸 자신을 죽이려는 계략으로 의심하고 뱃사공을 죽인다. 그 방법으로 안전하게 건너자 매우 미안해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원형의 '손돌목 돈대'는 이탈리아의'산탄 젤로' 천사의 성을 닮은 듯 원형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높은 고지에서 김포와 바다를 바라보며 안전을 도모했다.

'광성보'와 '광성돈대'를 거쳐 내려가는데 개가 옆에 뛰어가는 줄 알고 봤더니 '고라니'다.

너무 빨라 사진도 못 찍고 멍하니 바라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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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돈대'는 자라의 목처럼 생겨서 붙여진 명칭이다.

호젓한 그곳에서 한숨 돌리고 다시 걷는다. 편의점에서 몸을 녹인 후 '화도돈대'를 지나 바닷길을 걷는다.

터만 있어 완전히 새로 지은 듯한 '용당돈대'를 지나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비를 맞으며 어두워진 검은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다.

장어 파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지만 바빠 보이진 않는다. '민물장어'와 '바닷장어'를 따로 구분해 파는 걸 보니 그들도 예전엔 하나였을 테지만 환경이 몸값을 다르게 만드는구나 생각하게 한다.

예전 18년 전쯤 프로덕션에서 강화도로 연수 와서 배 터지게 장어를 구워먹던 기억이 난다. 그때 먹던 장어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을 지금 팔고 있겠구나 생각하니 시간의 흐름이 무색하다.

'갑곶돈대'에 이르러 내가 다시 이곳에 왔음을 느낀다.

한 달 반 정도 지나면 아름다운 '영산홍'으로 붉게 물들 것이다.

비가 점점 굵어져 귀갓길을 서두른다. 이 비는 내가 그 장어를 먹었을 때 내리던 그 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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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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