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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Mar 27. 2017

삼척, 해파랑길 그 푸르름 속으로..

해파랑길 32코스, 죽서루, 오십천길, 삼척항, 삼척해변, 추암해수욕장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봄, 봄을 만끽하기에 너무 봄봄 하는 것 같아 봄이랑 왠지 거리가 있을 '동해바다' '삼척'의 '해파랑길'을 걷고자 황금 같은 일요일 시간을 쓰기로 한다. 

'삼척'은 서울을 기점으로 정동진 아래쪽에 위치해 '추암해수욕장'의 '촛대바위'는 성남의 '남한산성' 정동진에 위치한다고 한다.

걱정은 오늘 일기예보상 '삼척'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고 하니 시작부터 걱정이 되긴 한다.


'죽서루'에 도착해 심심하지만 풍류를 즐기던 조상의 관점에서 그들의 자연과 벗하던 시절로 잠시 시간여행을 하듯 돌아간 후 되돌아와 정원의 바위와 대나무를 바라보며 거닐다 삼척시내를 비껴 지나쳐 '오십천길'을 걷는다.

벚꽃나무와 강이 운치 있게 늘어져 있지만 아직 꽃들이 그 망울을 터뜨리지 못해 아쉽지만 다 같이 몰려가 있을 남쪽 지역보다 여유롭고 깔끔해서 마음이 편하다 



'삼척항'으로 접어들어 가다 보니 산에 위태롭게 집들이 기둥을 다리 삼아 버티고 있다. 

삼척은 산과 바다가 인접해 있어 평지를 찾기 힘들어 산에 집을 짓는데 그 집들이 모여 보기 힘든 낯선 풍경을 만들어낸다. 

'나릿골 마을'로 불리는 그 아름다운 주거공간을 바라보며 걷자니 '삼척항'이 나타난다. 

그곳에 많은 배들과 함께 바다 수산시장이 펼쳐져 있고 많은 먹을 것들의 유혹과 '곰치국'이라는 유명한 해장국도 맛보고 싶었지만 아직 십여 킬로 거리의 길이를 가늠할 수 없어 서둘러 길을 재촉해간다. 



바다를 따라 걷자니 파란색과 녹색과 남색을 수돗물에 풀은 듯 물은 깨끗함을 유지했고, 그 물을 따라 이제 조금씩 깨어 피어나는 '봄꽃'을 보며 슬쩍 내리기 시작하는 빗물을 피해 '새천년 해안 유원지'에 도착해 간단한 점심을 먹는다. 

따뜻한 라면 국물이 아직은 차가운 봄 바닷바람을 이기게 해준다. 

'비치 조각공원'에서 조각품과 어우러진 광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곰치 조각과 인사하고 삼척의 아름다운 명소들을 바라보다가 다시 걷는다.



도로로 조금 좁아진 길을 걷다가 '후진항'에 도착한다. 

그곳은 항상 배를 후진으로 대서 '후진항'이라는 친구의 농담을 듣고, 아니다 항구가 조금 후진데서 비롯되었다.라고 서로 우기다가 주변 문화해설사분께 전화로 여쭤뵈니 '후진항'은 조선시대까지 있었던 '삼천 포진'이 위치해 있었는데 그 뒤에 위치한 항구여서 '후진항'으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작은 후진해변'에서 아름다운 모래를 밟고 성게와 조개 사진을 찍은 다음 깨끗한 물에 아쉬움을 풀어놓고 다시 걷는다. 한참 걷다 보니 엄청 넓은 '삼척해변'이 나타난다. 

버려진 듯한 소파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니 이곳이 자꾸 제주바다와 비교되어 보이는데 아름다운 바닷물이 끝없이 펼쳐진 그 공간에서 잠깐 맑아진 하늘과 함께 기분 좋은 모래길을 걷는다. 

하늘과 바다와 모래만 존재하는 듯한 아름다운 '삼척해변'은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준다. 



모래길을 따라 걷다가 삼척해변의 끝에서 난 오솔길로 올라가니 '솔비치 리조트"를 옆으로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길에는 '유채꽃'이 피어 봄 분위기를 더해가고 '그리스 산토리니 스타일'의 건물들 덕분에 이국적인 정취를 맛본다. 

정말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숙소들은 작은 규모의 동굴 같은 건물들이 절벽에 위태롭게 있어 느낌과 분위기는 조금 다르지만 그곳의 기억을 소환시킨다. 

생각해보니 솔비치 이곳은 과거에 촬영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단지 일 때문에 왔던 곳이라 정확한 위치를 몰랐는데 이제 위치가 조금 명확해진다. 솔비치를 지나자마자 저 멀리 '증산해변'과 '추암해수욕장'이 보였기 때문이다. 




증산해변을 지나 바닷가 길을 통해 '추암 해수욕장'으로 건너가는데 갈매기들의 환영이 조금 부담스럽다. 

이럴 줄 알았으면 새우깡이라도 챙겨 놓을걸 아쉽기도 하지만 사람을 별로 겁내지 않는 신기한 녀석들의 환영에 더욱 가까이 보이는 '추암해수욕장'과 '촛대바위'가 반갑다 

20여 년 전 학원 제자들과 기차 타고 가서 민가에서 막회를 사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그 긴 시간을 추암의 '촛대바위'는 잘 버티어주었구나 싶으니 대견하기까지 하다. 

추암에 가까워질수록 비가 거세진다. 반가움의 눈물인가? 기쁨의 표현인가? 

그 비를 맞으며 지금은 새로운 시멘트 건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해변가를 지나 '촛대바위'와 마주한다. 아직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지 비가 거세게 내리느라 제대로 인사도 못한다. 

그렇게 비가 몰아치기 10여분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치고 '촛대바위'는 그때와 조금은 달라진 듯한 모습으로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나에게 당당히 서 있다. 

그 반가움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렇게 재회의 시간을 갖고, 그때 가보지 못한 너머의 석림들까지 찾아본다. 바위들의 모습이 일반적이지 않아 아름답고 기이한 풍경을 보여준다. 

그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고, 아름다운 젊은 시간들을 소환시켜 생각에 잠겨있다 추암역 너머에 기다리는 차를 타고, 현실이 존재하는 서울로 가는 시간의 되돌림 길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201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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