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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개나리 꽃들이 지저귀는 응봉산에서

봄꽃 개나리 동산

by 김태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어젯밤 비가 와서 하늘은 그나마 황사를 씻어내주고, 벌써 조금씩 푸르른 잎들이 생겨난 노랑 개나리들이 세수를 한 듯 선명한 그 색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 한강변, 노란색이 지천인 그 동산은 입구 들머리만 잘 찾으면 10분이면 정상 팔각정까지 단번에 오를 수 있는 산책코스이다. 남산부터 여기까지 산을 타고 걸어오시는 분은 등산복을 착용하고 오시지만 대다수 그냥 평상복에 유모차를 밀고 오시기도 하는 그곳은 서울 중심에서 산책하기 좋은 명소로 개인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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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서느라 한참 바쁜듯해 보였다.

작년만 해도 주택가가 있던 곳인데 아파트들은 어떻게 이런 명당자리들을 잘 찾는지 이 세상 살기 좋은 동네는 아파트가 모두 점령할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입구가 여러 곳이어서 이 산을 바라보는 아름다움의 관점들이 여러 개가 되는 건 작은 이산을 다채롭게 바라보는 재미를 준다.

한강변에서 올라오는 길은 산을 길게 느끼게 해 주고, 아파트 단지 변에서 올라가는 길은 뒷동산을 오르는 아기자기함을 선사하며, 서울숲을 지나서 오는 길은 산을 한눈에 바라보며 산에 점점 다가가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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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이들과 함께 걷는 중에 날이 좋아 팝콘처럼 터져버린 벚꽃과 다른 나무들도 이젠 봄이 완연하다는 걸 증명하듯 푸른 풍경을 만들어내고 저 멀리 오른쪽에는 한강과 다리를 그리고 관악산과 상대적으로 파란 하늘을 바라볼 수 있어 시원하고, 왼쪽에는 파스텔톤의 나무들이 화사하게 단장하는 듯 이제 갓 화장을 배운 여고생의 풋풋함처럼 은은하고 화사하다.

물감을 꺼내서 한 시간 삼십여분 오른쪽의 시원한 모습을 그려 넣는다. 열심히 뼈대를 그리고 노란색 살을 붙이고 칼라를 메꾸니 내려다보는 시원한 풍경이 아름답게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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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살면서 몇십 번 맞이하는 아름다움이다.

이제 그 아름다움을 벌써 반이나 혹은 그것도 안 남은 듯한 수만큼 맞이할 듯 하지만 맞이하면 할수록 그 깊고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운 계절은 내년에도 나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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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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