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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09. 2017

노란색 개나리 꽃들이 지저귀는 응봉산에서

봄꽃 개나리 동산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어젯밤 비가 와서 하늘은 그나마 황사를 씻어내주고, 벌써 조금씩 푸르른 잎들이 생겨난 노랑 개나리들이 세수를 한 듯 선명한 그 색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 한강변, 노란색이 지천인 그 동산은 입구 들머리만 잘 찾으면 10분이면 정상 팔각정까지 단번에 오를 수 있는 산책코스이다. 남산부터 여기까지 산을 타고 걸어오시는 분은 등산복을 착용하고 오시지만 대다수 그냥 평상복에 유모차를 밀고 오시기도 하는 그곳은 서울 중심에서 산책하기 좋은 명소로 개인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입구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서느라 한참 바쁜듯해 보였다. 

작년만 해도 주택가가 있던 곳인데 아파트들은 어떻게 이런 명당자리들을 잘 찾는지 이 세상 살기 좋은 동네는 아파트가 모두 점령할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입구가 여러 곳이어서 이 산을 바라보는 아름다움의 관점들이 여러 개가 되는 건 작은 이산을 다채롭게 바라보는 재미를 준다. 

한강변에서 올라오는 길은 산을 길게 느끼게 해 주고, 아파트 단지 변에서 올라가는 길은 뒷동산을 오르는 아기자기함을 선사하며, 서울숲을 지나서 오는 길은 산을 한눈에 바라보며 산에 점점 다가가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노랑이들과 함께 걷는 중에 날이 좋아 팝콘처럼 터져버린 벚꽃과 다른 나무들도 이젠 봄이 완연하다는 걸 증명하듯 푸른 풍경을 만들어내고 저 멀리 오른쪽에는 한강과 다리를 그리고 관악산과 상대적으로 파란 하늘을 바라볼 수 있어 시원하고, 왼쪽에는 파스텔톤의 나무들이 화사하게 단장하는 듯 이제 갓 화장을 배운 여고생의 풋풋함처럼 은은하고 화사하다. 

물감을 꺼내서 한 시간 삼십여분 오른쪽의 시원한 모습을 그려 넣는다. 열심히 뼈대를 그리고 노란색 살을 붙이고 칼라를 메꾸니 내려다보는 시원한 풍경이 아름답게 담긴다. 




봄은 살면서 몇십 번 맞이하는 아름다움이다.

이제 그 아름다움을 벌써 반이나 혹은 그것도 안 남은 듯한 수만큼 맞이할 듯 하지만 맞이하면 할수록 그 깊고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운 계절은 내년에도 나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201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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