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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May 01. 2017

선정릉, 세계문화유산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도심의 쉼터

성종, 정현왕후, 중종, 세계문화유산, 선릉, 조선왕릉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봄, 꽃놀이가 지고 녹음이 우거진 도심의 심장부의 능을 찾는다.  

꽃놀이가 아쉬워 간간히 이제 피기 시작한 꽃들을 볼 수도 있고, 도심의 한 공간에 있다는 기분을 씻어낼 수 있는 강남 한복판 조선 9대 임금 '성종'과 '정현왕후 윤씨'의 릉과 조선 11대 '중종'의 능이 있는 곳 '선정릉'이다.


집에서 늦게 출발하는 터라 가장 빠른 교통편인 740번 버스를 타고 주말 한가운데 강남의 도심을 지나 선정릉에 내린다. 15분 정도 걸었을까 선정릉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다다른다.

입구에서 아쉽지만 강남 주민들은 50프로 할인을 해주는 혜택을 못 받고, 벌써부터 뜨거워지는 햇살을 피해 릉으로 가는 숲 속으로 들어간다.




조선 11대 '중종'의 왕릉인 '정릉'이 입구에서 가까워 먼저 방문한다.

'중종'은 '성종'과 '정현왕후'의 아들로 태어나 진성대군에 봉해졌으나 10대 왕인 '연산군'의 폭정 때문에 1506년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이 폐위됨과 동시 왕으로 올랐다.

'왕도정치'의 이상을 실현하려 하였으며, '조광조'등의  '사림'을 등용하여 '현량과'를 실시하고 '향약'을 실시하여 향촌 질서를 확립하고자 하였다. 인쇄술의 발달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펴내고 '비변사'를 설치하여 국방에 힘썼다고 전해진다.


숲을 지나 '곰취'와 '하늘매발톱'을 보며 길을 걷는데 작년 경주에서 본듯한 능이 떡하니 나타난다.

능 앞쪽으론 제사를 지낼 수 있게 '정자각'이 있고, 오른쪽으로 왕의 '비각'이 모셔져 있다.

요즘 사교육이 대세라더니 논술 선생님인듯한 분이 아이들 대여섯 명과  왕의 역사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머님들도 따라와서 뒤쪽에서 듣고 계신다. 요즘 역사현장에서 자주 보이는 모습인데 아이들이 많이 진지해 보이진 않는다. 아이들 공부에 방해될까 봐 조용히 조심히 사진 몇 장만 찍고 내려온다.

릉위로 올라가는 방법이 없어 멀리서 지켜보다 조용히 돌아나간다.




길을 따라 안쪽으로 쑥 들어간다. 산길처럼 나무가 우거지고 '산비둘기'가 날지 않고 장난치며 돌아다닌다.

햇볕이 비치니 연둣빛 잎들이 투명에 가깝다. 수풀이 우거지고 '상수리나무'가 촘촘하다. '금낭화'가 꽃을 걸고 있고, '수달래 꽃'이 지기 시작한다.

언덕으로 올라가니 빽빽한 '소나무 숲'이 더 장관을 이룬다. 그 숲을 보며 내려가다 선릉중 하나인 정현왕후 윤씨의 능이 나타난다.  중종의 능과 달리 한쪽으로 올라가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왕족의 능답게 '문인석' '무인석' '석마'가 대열을 맞추어 있고 봉분은 높이 솟아있다. 잠시 살펴보고 내려와 성종의 무덤으로 올라간다.


조선 9대 왕 '성종'은 13세에 왕위에 즉위하였고, 재위 기간 동안 '경국대전' '국조오례의'등을 반포해 조선 법전과 예전을 완성하였고 '조세제도'를 정비하고, '관수 관급제'를 실시하여 백성의 부담을 줄였다.

또한 '신진 사림'을 등용하여 훈신과 사림 간의 균형을 이루게 하였단다.

그러한 성종의 무덤에서 그의 시선으로 무덤 밑을 내려다본다.

무덤 밑은 수풀로 빽빽하고, 부분은 여유롭지만 그 뒤로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건물들로 더더욱 빽빽하다.

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담고 싶었다.

한 시간여 무덤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담는다.

그 시선에서 그간 변해왔던 세상의 모습은 얼마나 피로한 것일까?

인도 '타지마할'을 갔을 때 '샤자한'의 시선에서 그의 아름다운 왕비의 시선에서 봤을 때 그 아름다운 궁전만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한편으로 아름답고 한편으로 피곤한 것일 게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지나친다.

외국인도 가족들도 연인들도 친구들도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왕릉의 관점은 다르다. 왕릉이 죽은 자의 무덤이 아니라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위해 다시금 과거를 뒤돌아보고 생각할 여백의 공간이길 바란다.


'역사문화관'과 '재실'을 지나 입구로 나오려다 의자에 앉아 글을 정리하고, 중종의 '정릉'의 밤 풍경을 담은 뒤 나온다.

입구에 보니 아,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단다. 그리고 선정릉역보단 선릉역이 더 가깝네요




2017.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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