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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Oct 10. 2017

대모산과 구룡산, 도심을 어머니같이 품다

대모산 입구역, 대모산, 약수, 일원동, 서울 야경, 구룡마을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대모산은 내가 일하는 곳의 뒤편 은행나무가 노랗게 변해가는 가을의 색을 만끽할 수 있는 조용한 도심 외곽이다. 

그 가까운 곳을 자주 가지 못하고 4년 전 처음 가봤던 그 길을 그대로 다시 밟기로 한다.  






'용두천 약수터'에서 시작하는 들머리로 오르는데 낮에 슬쩍 비도 온 데다 구름이 뒤덮여 땀도 흘리지 않고 쉬이 오른다. 올라가는 길에 커다란 들판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무덤가다. 사유지라 그런지 철조망이 쳐져있어 눈으로만 즐긴다. 

올라가는 길 내내 추석이 지나 '밤'을 모두 채취해갔는지 껍질만 보인다. 

서울 한쪽 산에 '밤'이 이렇게 많다니 오르다 사심이 생겨 자꾸 밤 껍데기를 살핀다. 

굽이굽이 길을 걷다 정상 가까이 '우수 조망쉼터'에서 아름다운 강남과 강북이 저녁노을로 담가져 있는 아름다운 풍광을 본다.

 조금 더 올라가 '헬기장'에서 한강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조망을 본 다음 정상을 찍고 다시 '헬기장'으로 돌아와 바쁘게 스케치를 한다. 

예상보다 밤이 일찍 찾아온 데다가 비까지 내려 30여 분 만에 스케치를 끝내고 '우수 조망대'에 가서 레이저가 가르듯 빨간 선이 있는 야경을 바라보다 어두워진 밤에 '구룡산'으로 향한다. 

1.8킬로미터 걸린다고 하는데 밤이라 조금 더 서둘러 간다. 


























너무 어두워져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철조망 옆으로 계속 달려가는데 거의 30여 분 만에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이제껏 보지 못했던 정말 아름다운 야경이 눈과 입을 마비시킨다. 

아름다운 마법과도 같은 야경에 넋을 놓고 보다가 잠시 후 웃통을 벗고 올라오시는 할아버지께 여쭤보니 여러 가지 친절하게 말씀해 주신다. 

날씨가 특히 좋은 날은 이 자리에서 북한 송악산이 보이며, 특히 청계산 망경대에서는 날이 좋으면 바다가 보인다니 조만간 꼭 들려보려 한다. 

할아버지께서 조금 더 지나가 '우수 조망대'가 있는데 거기선 제일 좋은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하셔서 가르쳐 주신대로 조금 더 지나쳐 계단길로 내려가다 '우수 조망대'에 멈춘다. 

잠실부터 일산까지 더없이 아름다운 야경이 나를 부자가 된 것처럼 행복하게 한다. 

한참을 바라보다 계단으로 내려와 '개암약수터'에서 요기를 하고, 맛있는 약수로 목을 축인 후 '구룡마을 방향'으로 꺾는다 














'둘레길'을 타고 가다 '구룡마을'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내려가니 '천의 약수터'다. 

밤 빗길이라 미끄러질 수 있으니 천천히 조심히 내려간다. 조금씩 '구룡마을'이 보인다.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을 쓰고, 건물 높이는 그냥 사람 키보다 낮기까지 하다. 

어르신들이 주로 사시는 것 같은데 부분 부분 교회도 있다. 

얼마 전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더니 소방서에서 대피로를 잘 보이게 표시해 놓으시고, 소방차도 상시 대기해 있는 것 같다. 이 마을도 이제 입주권을 가지고 이야기 중이니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양재 수서 고속도로'를 따라가다 '개포 4단지'를 가로질러 오는데 여기도 올해 12월까지 이주하라는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아무런 불이익 없이 조용히 평화롭게 개발되고 나눠지길 바란다.









 2017,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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