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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22. 2018

한탄강, 그 얼음강을 걸어 거대 주상절리 시간여행으로

직탕폭포, 주상절리, 송대소, 마당바위, 고석정, 순담계곡, 그림, 묵화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아침 일찍 움직이는 차가 있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고 움직이는 동물이 있다. 

아침은 어쩌면 시작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사이클의 교차점일 수도 있겠다. 


멀지 않다. 


사실 동서울에서 막히지 않으면 차로 1시간에도 갈 수 있는 그곳은 '한탄강'

그 얼어붙은 '한탄강'을 걸으러 간다. 

서울에서 위쪽으로 올라만 가면 공기가 무겁다. 지리적인 부분도 있겠고, 정서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위쪽은 궁금하면서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곳이다. 

그 무거운 공기가 켜켜이 쌓여 새벽 서리가 쌓인다. 

희끗희끗 아버지 머리의 흰머리처럼 조용한 마을에 하얗게 내려앉았다. 해가 한번 쓰다듬으면 없어질 서리지만 마치 건들지 말라는 일종의 생때같기도 해서 조용히 사진만 찍는다.





'태봉대교'에 도착해 '직탕폭포'로 간다. 

'직탕폭포'의 아름다움에 셔터를 누르다 저 멀리 누군가 V를 하며 날아간다. 

철새가 편대를 구성해서 날아간다. 질서 정연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직탕은 '주상절리대'로 자연스레 이루어진 자연폭포다. 

마치 우리나라 하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그 주상절리대가 넓게 자리한 모습을 보면 그 오해는 탄성으로 바뀐다. 

겨울이라 폭포의 70프로가 얼었다. 그나마 오늘 날씨가 좋아 물이 얼음 사이로 힘차게 흐르는 모습을 조금이나 볼 수가 있다. 

날이 따뜻하면 따뜻한 대로 얼음 구간은 적지만 힘찬 물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 

멀리서 사진 찍다 친구를 먼저 보내고, 직탕폭포 왼편으로 가니 빙하와 얼음의 절경에 손이 가슴이 꿈틀거려 그 얼음 덩어리 위에서 단붓에 그림을 그린다. 

마치 뉴질랜드 '폭스 갤럭시아'에 올라서며 빙산의 아름다움에 호흡이 힘들던 그때가 생각났다. 

30여분 단숨에 붓은 얼음 위에서 그림을 얼려낸다.







다시 태봉대교로 돌아와 얼음 강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쩌저적적~' '쩍!'


얼음 빙판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강을 가로질러 안전 요원들이 가이드라인을 정해지는 길로 얼음강을 건넌다. 

부분 얼음이 많이 녹아 있어 강가 길을 걷는데 바위가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해서 길이 미끄럽고 좁아 병목현상이 생긴다. 

얼은 바닥 때문에 조심조심 가다 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진다. 

40여분 가다 '송대소'에서 주상절리 그 거대한 풍광에 입이 한없이 벌어진다. 

내가 태어나서 봤던 그 어떤 주상절리보다 거대하고 아름답고 기괴하여 공룡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그 아름다움에 정신을 못 차리고 얼음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자니 시간이 많이 흐른 듯하여 서두른다. 

강이 꺾이는 부분은 항상 녹아있어 산길을 타고 간다. 

'마당바위'에 도착하니 더 이상 '기암괴석'과 '주상절리'가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마당바위'에 앉아 주상절리 쪽을 스케치한다. 

널찍한 바위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데 임꺽정이 나타난다. 

깜짝 놀라 이야기 들어보니 행사 스텝이란다. 여하튼 분위기 고조에 한몫한다.


































강가 길을 따라 버들강아지가 핀 흙길을 밟으며 맑은 얼음물을 그리고 또다시 얼음길을 따라가니 멀리 신대륙 같은 얼음나라가 보인다. 

마치 얼음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나라 같다.

그 새로운 나라가 펼쳐진 곳은 승일교 밑 축제장, 

그곳을 가니 얼음조각들과 개썰매장, 개썰매 대회 군밤과 군고구마 등 겨울 먹거리까지 재미난 곳이 많다. 

시간이 넉넉지 않아 '승일교' 지나 '고석정'으로 빨리 달음 한다.

얼음길을 달리다 보니 윗길도 있는데 시점을 달리 볼 수 있으니 좋다. 

얼음을 따라 모래를 따라 기암괴석을 넘어 삽다리를 건너 걷다가 '고석정'에 도착한다. 

'고석'은 주상절리 층이 물로 인해 침식되어 깎이면서 생기는 섬 같은 모양의 것인데 그 앞에 지은 정자가 '고석정'이다. 

정확하지 않지만 과거 신라시대 즈음에 있던 것을 6.25 전쟁 이후 새로 지은 현대 모양의 '고석정'이 위치한다.

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존재의 가치에 점수를 더 주어야 하는 모양이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거기서부터 골짜기를 따라 '순담계곡'이 나온다. 

길의 반이 부교로 만들어져 걷기는 편한 편이나 중간 정도는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하는 터프한 길이기도 하다. 

사이사이 기암괴석이 눈길을 끄는 계곡은 30여분 걸리는데 '고석정'까지 다시 왕복하여야 한다. 

한 시간에 한대쯤 있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올 수 있으나 시간이 촉박해 서둘러 왔던 길로 돌아온다. 

'고석정'에는 해가 잘 들어 얼음이 적다. 

하지만 건너편에 인공적으로 고드름을 조성하여 볼 것이 더 풍부해져 있다. 

이 겨울, 발견하지 못한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새롭게 발견한 '한탄강' 그 아름다운 공간은 겨우내 그리고 이제 막 핀 버들강아지처럼 신선하게 두고두고 볼 일이다. 










201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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