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Aug 21. 2018

'용마산' 숨겨진 비경과 폭포 그리고 '아차산'

검암산, 망우산, 폭포, 서울 풍경, 스케치, 동양화, 한국화, 그림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늦었다. 


그래도 서둘러 가서 몇 달 만에 친구를 만난다. 

어제 자면서 안경을 쓰고 잤나 보다. 안경다리가 심하게 휘어져 있다. 손댈 수 없어 친구에게 물어보니 아차산역에 안경점이 있단다.

주말이라 오픈했을지 잘 모르겠지만.....

다행히 오픈해 있어 안경을 수리하고 아차산 들머리로 이동한다.



아차산 들머리엔 '약수터'가 있어서인지 항상 붐비는 편인데 오늘은 늦게 출발해서인가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물을 한잔 하고 그제야 친구의 얼굴을 본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몇 달 보지 못한 친구는 안색이 좋지 않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나씩 툭 던진다. 그걸 또 나답게 툭 받아친다. 

'아차산 팔각정'은 항상 정상인 것처럼 한눈에 보이는 시원한 시야 때문에 가볍게 여기까지만 올랐다 내려가곤 했다. 

굳이 정상에서의 풍광이 더 아름다웠다란 말을 못 들어서 였을까? 

하지만 오늘은 아차산, 용마산, 검암산, 망우산에 통달한 친구의 안내대로 가기로 한다.

정상 능선이 아닌 옆구리 능선을 통해 한강과 남양주 강동의 시원한 풍광을 내려보며 걷다가 어느 지점에서 꺾어 '범굴사'로 들어간다. 

절벽에 만든 '범굴사'도 흡사 '운길산 수종사'의 작은 분점처럼 보인다. 

바람이 시원하고 스님이 드시려고 따서 말려놓은 버섯이 정겹다. 

강바람인지 산바람인지 작은 절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절의 뒤쪽에 흉년 기간 바위 구멍에서 쌀이 나왔다는 '대성암 쌀바위'가 조용히 묵직하게 위치해 있다. 

절에서 내려와 왼편으로 오르니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고 그 큰 바위를 오르니 눈이 개안한 듯 시원한 풍광과 바람이 아름답다. 

싸온 도시락을 펼쳐 친구와 나눠먹고 시원한 바람에 시간을 실어 보낸다. 

여기 이름을 '구리 둘레길 1코스 한강전망대'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그 바람 많고 시원한 공간을, 

앞으로 헬기가 지나가는데 우리 눈높이다. 우리가 헬기의 눈높이로 풍경을 내려다보다니...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더 좋아진다. 조금 더 힘을 내서 아차산 정상으로 움직인다. 

바닥에 야자수 매트를 깔아서 마치 제주도 오름을 오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단숨에 올라선 정상에는 '아차산 4보루'가 있고, 나머지 보루들이 다 내려다 보인다. 

여기가 아차산에서 제일 높은 곳이구나 싶으니 마음이 놓인다. 



















3시까지 가야 한다는 친구와 '검암산' '망우산'쪽으로 갈까 '용마산 인공폭포'쪽으로 갈까 잠시 고민하다 친구가 '용마산'으로 방향을 잡는다. 

올라왔던 산을 다시 내려갔다가 다시 용마산 봉우리로 올라간다.

'용마산 5보루'를 지나 헬기장 2개를 지나쳐 조금씩 올라서니 용마산 정상에 올라선다. 

바로 밑에서 과일을 섭취하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정상 부분 아이스케키 파는 아저씨의 구성진 소리가 시원했는지 친구가 메로나를 하나 사준다. 

산 정상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은 빙산을 깎아 먹는 것만큼 맛있다. 

지도를 보니 내려가면서 양갈래 길이 나오는데 바로 '용마폭포'로 가는 길은 더 험하다고 해서 바로 내려가는 길을 택해 간다. 

그 길로 내려가는 길은 '북한산'과 '중랑천'과 그 주변을 메우는 집들로 전에 보지 못한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원한 그 풍경에 발길을 떼지 못하고 있으니 친구 이야기로는 야경을 찍으러 많이들 올라온다고 한다. 

아까운 그 풍광을 놓치기 싫어 천천히 내려가는데 바위들이 많아 험한 길이다. 

쉬엄쉬엄 내려가니 풍광이 사라지며 아파트가 나오고 벤치에 않아 얼마 전 있었던 사고에 대해 듣는다. 

항상 마지막에 심각한 이야기를 꺼내놓는 친구의 이야기 스킬이다. 


일이 있는 친구와 '용마폭포공원' 입구 앞에서 헤어지고, 공원으로 올라간다. 

전에 본 적이 없기에 기대가 있지만 아무래도 인공폭포라기에 미리 기대치는 낮춘다. 

용마폭포공원 내부에는 산악 공원도 같이 있어 한쪽으론 클라이밍을 하고 한쪽엔 물놀이장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우렁찬 소리가 시원한 기운에 그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줄기 아니 세 줄기 시원한 물줄기가 절벽에서 뿜어져 내리고 있고 그 앞에 많은 이들이 자리를 펴고 시원한 기운을 받아들이고 있다. 

수돗가 뒤쪽에서 보니 그 물줄기들이 한눈에 보여서 주섬주섬 그 풍광을 그려 넣는다. 

위치들을 잡고 그려가자 갑자기 물이 수돗물을 잠그듯 사라진다. 

'이런.....'

우선 주변 풍광에 먼저 색을 넣고 있자니 30여분 지났나? 다시 물이 힘차게 흘러내린다. 

인공이란 걸 몰랐다면 속아 넘어갔을 수도 있을 만큼 아름다운 폭포가 멈추기 전에 서둘러 붓 끝을 움직인다. 























2018.08.19


매거진의 이전글 '루프탑' 그곳에서의 시원한 하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