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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an 28. 2019

시간을 건너 그 동네 신촌 홍익대학교 '와우산'

와우산, 와우약수터, 홍대앞, 공민왕 사당, 연트럴 파크, 연남동, 신촌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와우산은 나의 젊음의 산이다. 

사실 산이라 할 것도 없을 만큼 작은 나의 모교의 뒷산이다. 

감기와 무릎 부상에 답답함을 느껴 동빙고동에서 동네를 산책하다

버스를 타고  20여 년 만에 모교의 산을 가보기로 한다. 


740번 버스를 타고 가는 '공덕동'과 '서강대 라인'도 이미 외관으론 다른 동네처럼 여겨질 만큼 많이 변했다. 

신촌과 와우산 여기에 나의 대학시절을 묻었지만 그 위로 다른 풀들이 자라나 외견으론 다른 모습들이다. 

한나라당 아니 자유 한국당에서 유행한다는 5시간 30분 웰빙 단식을 조롱하는 의미로 5시간 35분 단식을 하며 신촌에 내려 와우산 길을 걷는다. 

과거 기억에 존재하던 언덕배기에는 옛날 기억들은 사라지고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그림들로 그득하다. 

1층 2층짜리 집들이 사라지고 5층짜리 건물들이 빼곡해지며 산은 이미 다른 시간의 산이 되어버렸다.  

학교 후문에 가까워지면서 조금 과거의 분위기가 남아 있다. 아직 과거에 살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 




후문을 보니 학교가 궁금해져 학교 안들 둘러본다. 

공학관 옆길로 내려가 학생식당과 미대 벤치를 들린다. 

이런 말 하면 옛날 사람이라고도 하겠지만 50원짜리 종이컵 커피 자판기는 사라지고 500원짜리 캔커피 자판기만 있다. 

건물마다 무인 경비 시스템을 반대하는 글들이 붙어 있다. 

정원처럼 바스락거리는 학생회관 앞을 지나 다시 뒷길로 돌아 후문으로 올라간다. 


길을 따라가니 '군부대'는 여전하고 '와우아파트'는 사라지고 '중앙 하이츠 아파트'와 '삼성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산은 공원처럼 데크로 만들어 놨다. 

따라가니 '공민왕 사당'과 '광흥당'이 나타난다. 

조선시대 관원의 녹봉을 저장하던 '광흥창터'도 같은 곳이다. 

수령이 180년을 넘은 회화나무가 정문을 지키고 있고 이미 아파트촌으로 변한 동네는 나의 기억과 다른 곳이다. 

다시 올라가 와우산 기슭을 헤매다 과거 사연이 있는 그 자리 그 벤치 앞에서 스케치를 한다. 

옆에 한강을 바라보시던 할아버님이 이야기해 주신다. 

와우산이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의 산인데 한강 쪽에 머리를 두고 물을 먹는 형상이라고 그래서 우리가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소의 머리가 있는 자리라며 이야기하시다 말씀을 아끼신다. 

그 자리에 앉아 스케치를 하는데 하늘색이 점점 변한다. 

무생물이 아니라 생물을 그리는 기분이다. 

푸른색과 함께 한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다 차가운 바람을 느끼고 스케치를 접는다. 








학교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학교 때 자주 갔던 '남문관 식당'에  들려보니 식당 문이 닫았다. 

아마 차별성을 만들다 학교 앞 상권에 밀리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상수역'을 중심으로 학교 정문 쪽으로 돌아간다. 

골목골목 아름다운 그림자가 빛이 드리워지며 저녁 풍경이 된다. 

홍대 정문을 지나 '수 노래방' 골목을 거쳐 제일 번화한 골목을 지난다. 

젊음이 제일 뜨거운 거리다. 

그 거리를 지나 연남동 '연트럴 파크'로 향한다.

 기찻길을 공원으로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공간으로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초입에 가게들도 많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조용하고 운치 있는 곳이다. 

이 공원을 중심으로 아파트도 생긴 듯하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과 어울려 '가좌역' '홍제천' 있는 곳에 멈춘다. 

'모래내 시장'을 거쳐 조금씩 달라져 가는 공간 그곳으로 들어가며 오늘의 여행을 정리한다.    







201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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