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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13. 2020

박원순 시장이 돌아가신 날 경찰서에 가다.

박원순 서울 특별시장, 서울로 7017, 따릉이, 문화 비축기지, 원순씨





새벽, 지지하는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접하고 마음이 무거운 상태로 경찰서에 간다.  


진보계열은 왜 작은 실수조차 용납이 안되고 보수계열은 그 많은 사건들에도 뻔뻔하게 얼굴을 들고 다닐까? 

진보 쪽 사람들은 엄격한 도덕성에 너무 기대다 보니 스스로가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는 걸까? 

지금까지 우리가 잃어버린 존경하는 분들의 죽음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걸까? 

서울시장을 한 번도 아니고 세 번 하신 분이면 서울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으시는 분이 분명하고 그의 업적은 보이는 곳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셀 수 없다. 

박원순이 있어 서울 시민으로 사는 게 자랑스러웠던 1인이다. 

이제부터 그가 없는 서울을 살아야 하다니 내가 아끼는 것 중 중요한 것  하나를 강탈당한 기분이다. 




그를 처음 실제로 뵌 곳은 '서울로 7017'을 개장할 때였다. 

그가 길을 개통하고 그 '서울로 7017'을 왔을 때 친근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더 잘 보이는 곳으로 올라갔던 기억이 있다.  

친근한 동네 아저씨 같던 그의 모습에서 권위는 보이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만 보였다. 


두번짼 독립문 옥바라지 골목 재건축 관련 부분 민원을 힘 있게 처리하는 모습이었다. 

친한 형 같은 이미지의 그분에게 저런 힘 있는 부분도 있었구나 싶으니 믿음이 단단해졌다. 

그러던 그분이 이제 이 세상에 없는 분이라니...


서울 사는 서울 산다는 자부심이 그로부터 나왔던 것인데 이젠 그가 없는 서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를 보낸 새벽 그날 아침인 오늘 경찰서로 간다.  

길에서 속도를 심하게 내며 나에게 달려오는 자동차에게 항의를 하다 맞은 폭력의 피해자로서 경찰서에 간다. 경찰서에서 조서를 작성한 날 이미 원순씨는 이 세상에 없다. 

원순씨를 잃었다는 게 운전자에게 한 대 얻어맞은 것보다 더 아프다.  

원순씨 없는 서울이 오늘따라 황망하고 쓸쓸하다. 


원순씨 잘 가요...

다음엔 평범한 시민으로 태어나 우리가 누린 만족감 누리며 평범하게 사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0, 07, 10

그림 작업- 이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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