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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Dec 14. 2020

동화 같은 영화로서의 '저산 너머'

최종태감독, 이항나, 이경훈, 안내상, 한국영화, 영화리뷰, 김수환추기경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어렸을 적 어머니가 가톨릭 신자여서 자연스럽게 성당에 다녔다. 

믿음에 대해 스스로도 의심하며 내가 나중에 신부님이 되었을 경우의 수에 대해 생각하며 막연한 생각에 잠기곤 했는데 이성애자인 나로서는 주인공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데 모든 걸 희생하고 봉사해야 하는 신부님이란 일이 정말 많이 고민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신부님 옆에서 도와드리는 '복사' 일을 몇 년 했었다. 


그 일을 하면서 조금 더 진지해지고 고민스럽기도 했지만 역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김수환 추기경님'의 어린 시절 역할을 한 소년이 아니다. 

그를 만들어낸 어머니가 주인공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들의 신앙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기다리고 기다리며 마음에 씨앗을 심으려 하셨다. 

마음밭에 심어진 씨앗은 자라고 자라 가톨릭이 이 땅에 바닥으로부터 스며들어 자리 잡는 작은 마중물을 만드신 것이다. 

종교영화가 아닌 동화 같은 영화로서의 '저 산너머'이다    



20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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