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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11. 2015

강화 능묘 가는 길-나들길 3코스

산과 바다는 비가 그친 후 가는 게 최고의 풍경과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http://cafe.naver.com/hongikgaepo

탑재 삼거리-가릉-석릉-곤릉-해 뜰 원-나들길 흙집-이규보 묘-길작 1리 마을 회관-온수 공영 주차장-전등사


 

 새벽에 우르릉 쾅쾅 낙뢰가 떨어지고, 하늘은 거무튀튀하고, 잘못 일찍 나섰다가 벼락을 맞을 수 있겠다 싶어 일기예보를 살펴보며 조심조심히 움직였다.

다행히 금세 하늘은 맑은 얼굴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맑은 기분에 가라고 시끌벅적한 물청소를 해준 것 같은 기분이어서 더욱 상쾌한 맘으로 움직였다.


 터미널 안내 부스에서 오는 길에 버스가 많지 않으니 반대로 돌으라  이야기해 줘서 반대로 가는 버스를 타고 '탑재 삼거리'에서 내려서 '가릉'으로 가는 길을 나섰다. 능묘 가는 길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보여서 덜 외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가릉'에서 '석릉' 가는 길에는 소나무 잎으로 깔려진 숲길이라 솔향기가 코끝을 닦아주고 솔잎 사이로 벌레들의 움직임이 바쁜 듯 보였다. 가릉을 지나 석릉으로 가는 길에 작은 실개울도 보이고 (아마 비가 와서 임시로 생긴 듯한) 노루도 보였다.. 길을 헤매다가 둘레길 이정표와 리본이 사라졌다. 지도를 보며 지명을 찾아서 가기로 했다. 해뜰원을 지나 나들길 흙집을 지나는데 흙집 근방에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연잎이 가득한 풍경이 너무 사랑스러워 조심히 연못 가운데로 들어가보는데 입구를 지키던 강아지 세 마리가 길을 안내하듯이 앞장서서 간다. 풍경이 아름다워 늦었지만 스케치북을 아니 꺼낼 수 없어 스케치북을 꺼내 풍경을 옮겨낸다. 그때 물속에서 무언가가 주시하고 있는 게 보인다. 물뱀이다.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화려한 색과 물 위에서 꼿꼿이 서있는 모습이 흡사 화려한 장어 같다.
하지만 얼굴만 봐도 그녀가 꽃뱀인걸 알리라..
꽃뱀을 조심하라 했거늘..ㅎㅎ


집 주인분께서 지나시길래 인사드렸더니 300년을 넘게 살으셨다고 자랑하신다. 시원하게 한잔 주신 오렌지 주스로 목을 시원하게 해 주고, 집 자랑을 모자라지도 넘지도 않게 하시고 일하러 가신다.

그림을 완성하고 다시 지명을 찾아서 '이규보 묘'와 '길작 1리 마을 회관'을 지나쳐 '온수리'로 달려간다. '온수리'에서 '전등사'로 가는 길을 찾아가는데 온수리는 강화읍만큼은 아니어도 꽤 큰 마을임을 알 수 있는 게 하나로 마트가 여러 개다. 어둑어둑해진 하늘 때문에 '전등사'로 가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동문'을 통해 올라가니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절에서 풍경을 내려보자니 섬이란 게 새삼 다시 느껴진다. '전등사'는 건물들이 여러 채에 오래된 느낌과 템플 스테이를 위한 고즈넉하면서 세련된 분위기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아름다운 절이란 걸 새삼 깨닭게 한다.
물로 목을 축인 후 어둠을 헤치며 내려가는데 건너편에 차가 한데 섰다. 스님이 얼굴을 스윽 내밀더니 "어디 내려가세요?" 묻는다.
'전등사'에 대해 이것 저것, '그림'에 대해 이것 저것  이야기하다 스님께서 친히 운전하시는 차를 얻어 타고 '온수리'로 내려온다. 스님께 인사드리고 강화읍내로 가는 버스를 올라탔다.

스님이 나를 좋게 보는 걸까?
아니면 스님들은 항상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하시는 걸까?


스님들은 항상 친절하다..


201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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