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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21. 2022

장애인 차별 철폐 연대의 지하철 출근시위를 바라보며,

사회이슈, 시위, 시위의 목적, 불편함, 좋은 세상, 공감이야기, 에세이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오전 수업이 있는 날이다.


제시간에 맞춰가기 위해 서둘러 지하철로 달려갔는데 마침 문이 열려있는 지하철에 올라탄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지하철에 사람들도 꽉 들어 차있는데 열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잠시 후 나오는 방송


"장애인 차별 철폐 연대의 시위가 경복궁에서 있어 열차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해결되는 데로 출발하겠습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


열차는 시위로 지연되고 있었다.

우선 급한 데로 관련 사항을 학생들에게 문자로 보내고 기다린다.

뉴스에서 지나가듯 본 적이 있었다.

새 인수위에 장애인 복지예산을 건의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고 그래서 시위를 진행한다고...

그 시위에 딱 걸려버렸다.

시위로 불편함은 수많은 사람들의 몫이 되었고, 모두들  불편함을 겪으며 다양한 생각을 하겠단 생각이 든다. 당장은 나도 불편하니 좋은 생각은 사라진다.

15분 후 열차는 다시 운행이 재개되고 졸였던 마음은 다시 풀어진다.

경복궁 역을 지나는데 수십 명의 의경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아마 장애인 분들은 의경분들에 밀려가거나 체포되었거나 현장의 상황이 그려진다.

오늘 상황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장애인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인수위에 요구안을 올린 상황이지만 콧방귀 하나 뀌지 않는 인수위에게 잘못이 있을까?

정확한 시간에 다니던 많은 사람들이 시간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불편한 지하철의 상황을 만든 매일이 오늘 같았을 장애인들에게 잘못이 있을까?  



호주에 있을 때 일반버스 기사님이 장애우를 태우기 위해 시간보다는 그의 안전을 위해  안전하게  벨트까지 채워주고 운행하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같이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그 상황을 당연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장애인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과 사회의 무심한 시선에 불편함이 느끼겠지만 그들이 소리치고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으면 그들의 상황은 계속 정체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장애인은 선천적인 장애인보다 후천적인 장애인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시위에 힘을 보태고 싶고 그들에게 손 내밀어주고 싶어 오늘의 작은 불편함은 오히려 민망하고 죄송스러울 뿐이다.  





2022, 04, 21 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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