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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Feb 22. 2016

고목의 향연, 그리고 상원사 동종이 있는 '오대산'

상원사동종비천상무늬, 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 겨울산행, 눈산행 

나 어릴 때처럼 총총총 걷고 싶다. 지금처럼 척척척 걷는 보단,

산이란 공간은 나를 굉장히 어른스럽게 만들어준다.

내가 갖고 있는 목적을 척척척 도달해야 하고, 척척척 문제를 해결해야만 다른 일정들을  진행할 수 있는 것처럼 나를 어른이어야만 하게 한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은 어린아이처럼 총총총 걸으면서 산에게 어리광도 피워보고 산과 구르면서 교감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마침 하늘은 하늘이 찢어질 정도로 새파랗게 칠해져 있었고, 그 파란 하늘에 맞춰 옥색의 계곡은 얼음과 눈으로 가득했다.

초입에 자리하고 있는 ‘상원사‘는 신라시대부터 있었던 유명한 절인데 고등학교 시절 국사 암기과목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인 ‘상원사 동종 비천상 무늬‘ 가 시험에 나와 정답을 맞힌 이후로 잊히지 않는 단어가 되었는데 그 단어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니 조금 설레기도 했다.

초입에 위치한 '상원사'는 어차피 원점회귀 산행이므로 다녀와서 찾아보기로 하고, 계단으로 이루어진 산행을 시작했다. 한참 돌계단을 올라가니 층층으로 이루어진 '사자암'에 도착했다.

절이 산의 경사에 맞추어 계단식으로 이루어져 산과 잘 어울리는 모양새였다.

햇볕이 아름답기에 처마 밑에서 친구와 잠깐 휴식을 취한다.

다시 계단을 타고 올라가다 보니 ‘적멸보궁‘ 부처님 상은 없고 부처님의 뼈가 묻어져 있는 암자에 도착한다.

산 위에 위치해 계셔도 사람들이 항상 찾아오니 부처님은 나름 뿌듯하시겠다는 유치한 생각을 한다.

적멸보궁 옆길은 눈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길이므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조심조심 걸어간다.

하지만 맘은 아이처럼 맑고 순수하게,

한참을 올라 오대산에서 제일 높은 ‘비로봉‘에 도달했다.

저 멀리 산의 굽이 굽이 주변이 호쾌하게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줄을 서서 질서 있게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우리는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서둘러 ‘상왕봉‘쪽으로 방향을 튼다.

나무들이 무척 아름답다.

오대산은 나무가 특징이라더니 나무들이 크고 아름답고 다양하다.

정상의 능선을 타고 가는데 양 옆으로 다양한 나무들의 모양이 아름답고 크기가 거대하다.

해발 1500미터를 넘나드는 높은 곳에서 이렇게 아름드리 커다란 나무들이 존재하는 것도 신기하고 나무들의 울창함과 다양한 수목의 종류에도 놀랍다.

그렇게 나무들을 보다 보니 상당히 깊은 산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고목들의 존재를 확인하며 가다 보니 어느덧 ‘상왕봉’에 도착했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상왕봉으로부터 돌아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음으로 ‘북대‘방향으로 가는 임도로 방향을 틀어 한참을 내려간다.


길은 해가 드는 곳에서는 질척 질척하게 흙이 녹아 있고, 음지에서는 얼음과 눈이 빙판을 만들어 자연 썰매장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렇게 내려와서 커피 한잔을 마신 후

약간 남은 시간을 이용해 ‘상원사’로 돌아 올라간다.

올라가니 오른편으로 예쁜 카페가 있고 왼편으로 '상원사 동종'이 국보라는 안내판과 함께 종루에 매달려 있었다. 진짜 동종은  방탄유리로 가려져 있고 복제품을 사용하게 되어있었다.

잠깐 십여분의 시간에 스케치를 한 후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 달려 내려갔다.

고등학교 숙제를 이제 풀어낸 기분이었다.

총총총 걸어서 풀어낸 나의 어린 시절 숙제

201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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