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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경흥길'을 이어 걷는다.
가을에 걷고 이제 겨울이 끝나가는 무렵 다시 걸으니 풍광은 눈과 얼음이 간간히 남아있지만 날씨는 따뜻해서 뿌연 안개에 가려져 있다.
'영중농협'에 도착해 80년대에 멈춰있는 듯한 읍내를 지나 지나온 길로 되돌아가다 꺾어 내려간다.
'영평천' 따라 걸어간다.
강은 바위와 물과 흘러내려가던 수풀의 흔적들로 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 아름다운 강을 따라 정처 없이 올라간다.
겨울이 조금씩 물러나고 있는지 강바람도 살짝 녹아있다.
밭을 따라 걸어가는데 시멘트 공장도 몇 개 보인다.
모래를 채취하기 좋은 곳이어서 인가보다.
상쾌한 맘으로 걷는 농촌 길에서 일반적인 냄새가 아닌 쾌쾌한 냄새가 난다.
뒤에 걷고 계신 동네 어머님께 여쭤본다.
"어머니 이 냄새가 무슨 냄새인가요?"
어머님은 건너편 공장을 가리키며
"쓰레기 소각장 냄새여!" 하신다
"에고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냄새는 공장을 타고 그렇게 강을 따라 한참을 왔다.
동네 분들을 위해서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길은 프로 경기도 뛸 수 있을 것 같은 '야구장'을 돌아 '안동김 씨 고택'으로 안내한다.
강 건너편엔 캠핑차 한 대와 텐트 한동이 여유롭게 풍취를 즐기고 있고 바위 절벽 위에는 '금수정' 정자가 그 아름다룸을 내려볼 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 경기옛길 스탬프가 있어 도장을 찍고 절벽 밑으로 내려갈 수 있어 가보니 아름다운 절벽을 가로지르는 농수로가 흉물스럽다.
한때 잘 썼겠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 것 같아 조속히 정리해야 할 시설물인 듯 보인다.
올라와 '안동김 씨 고택'을 둘러본다.
연기가 나오는 굴뚝이 인상적인 고택은 가까이서 보니 복원한 지 얼마 되어 보이지 않는다.
도로길을 한참 걷는다.
길이라기보다 갓길 같은 곳이라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쌩쌩 위험하기도 하다.
양쪽으론 농사를 짓기도 하고 공장과 과수원도 있다.
한참을 갔을까 과수원에서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에 정신이 팔릴 때쯤 길에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네비를 켜보니 과수원 전에 꺾었어야 했다.
길을 찾아 내려가니 공원처럼 정리가 되어 있다.
'운산리 자연생태공원'이다.
사실 자연생태에 대한 기대보다는 '구라이골'이 있는 곳이라 그걸 보러 오는 곳이다.
길을 한참 내려가다 보니 주상절리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계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과 얼음이 어우러져 신비스럽게 보이는 그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니 전망대에 '구라이골'사진과 함께 깊은 계곡이 아름답게 보인다.
하지만 사진 속의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다.
한참을 그 아름다움에 빠져있다 내려오니 사진 속에 진짜 '구라이골'이 보인다.
앞에 봤던 곳은 '구라이 골' 인사말 같은 곳이었다.
그냥 사진의 모습 그대로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 신비로운 물줄기가 '한탄강'으로 흘러들어 한탄강 협곡의 웅장함으로 변신한다.
장관이다.
건너편 유리로 된 '하늘다리 전망대'를 건너면 더 잘 보일 듯 하지만 그 밑에 전망대에서 보는 풍광으로 만족한다.
겨울철 다리는 폐쇄 중이다.
한탄강 협곡을 따라 내려간다.
웅장한 대자연에 속하고 보니 대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 같아 신난다.
길은 협곡을 따라가다 그 위로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 편안한 길을 조성해 놨다.
겨울이라 다른 계절보다 자세히 보이는 건 다른 계절엔 다른 모습일 거란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참 그 절벽 윗길을 걷다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한가람전망대'에 오른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지만 시원한 풍광이 멀리까지 보인다.
그곳에서 내려가 숲길을 걷다 보면 나오는 ' 한탄강지질공원'에 도착한다.
시간은 5시 20분, 안내소에 여쭤보니 "비둘기낭"이 6시에 문을 닫는단다.
서둘러 내려가 스케치하는데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
붓이 날아다니며 스케치를 하고 있길 5분쯤 됐을까.. 안내소 여성분께서 10분 후에 문을 닫는단다.
이런! 붓이 춤을 추며 비둘기낭 주상절리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아니 그냥 가벼운 체취만 담는다.
그렇게 30여 분 만에 아쉬운 스케치를 마친다.
스케치를 하고 나니 허기가 몰려온다.
사발면을 먹은 뒤 주위를 둘러본다.
달조명이며, 비둘기낭을 멀리서 조망하는 전망대며, 주상절리 체험관이며....
7시 20에 있는 53번 막차를 타고 '포천시청'에 가서 서울로 오는 버스에 몸을 실는다.
경기도 여행이 마치 제주도 여행이었던 것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운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