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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Feb 27. 2023

열린 송현녹지광장에서 바라본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송현공원,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mmca, 정독도서관, 북촌한옥마을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인사동에 숨구멍이 틔였다. 


인사동을 오갈 때면 담장너머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기만 했던 그 공간이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협의로 '열린 송현녹지광장'으로 시민들에게 돌아왔다. 

대한항공의 코로나 시국에 벼랑 끝에 몰린 상황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시가 끈질긴 시도 끝에 시민에게 돌아온 열린 공간이다.

이 공간이 생기면서 인사동에 자주 들리는 내게 시원한 풍광을 선물 받은 기분이다. 

몇 주 전부터 그 풍광이 눈에 아른거려 스케치하러 시간을 만들어 온다. 

'송현동'에 오기 위해 '경복궁역'에 내려 걷는다. '동십자각'이란 건물이 눈에 띈다.  

예전에 가족사진을 찍었던 '란 사진관'은 그 자리에 그대로다. 

조금 지나서 올라가니 시원하게 펼쳐진 잔디 광장이 펼쳐진다. 

잔디 옆으로 난 길 따라 올라가다 파노라마로 펼쳐진 시원한 세 개의 산을 보고 그 자리 서서 화구를 꺼낸다. 

아직 날씨는 찬바람이 불지만 봄바람을 잘 블랜딩 해 놓은 맛있는 바람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많은 사람이 지나가지만 바로 옆이 인사동이라 그런지 방해하지 않고 지나가신다. 

아니 광장 초입에서 공연 중인 마술사의 불쇼를 감상하기 위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한 시간 삼십 분쯤 스케치를 끝내가니 아이가 관심을 갖고 왔다 갔다 한다. 

아이는 재잘재잘 질문한다.


" 아저씨 화가예요?" 

"응~" 

"근데 왜 화가 모자를 안 써요?" 


지나가던 여성 화가분은 


"인왕산이 잘 보이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아세요?" 하시길래 

"해지기 전 5시경이요.. 하지만 지금은 좀 춥네요 날이 더 따뜻해지면 나오세요" 


보내놓고 후회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미세먼지로 산이 더 안보일 테니..




















스케치를 정리하고 마술쇼의 인파들을 구경한 후 공원을 가로지른다.

잔디 공원이라 푹신하다. 

공원 가운데 장식된 공들을 지나 길에 들어서니 '한복 대여점'이 많다. 

한복 대여점과 작은 한옥 카페며 '경주'를 떠올리게 한다. 

골목을 살짝 걸으니 한옥의 건축물이 보인다. 

'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이란다. 원래 정독 도서관 내부로 이전했으나 국립현대미술관 mmca를 조성하며 이곳 원위치로 다시 이전해 왔단다. 

용도는 왕조의 초상화를 보관하던 곳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지나 '정독 도서관'으로 오른다. 

한때 시나리오를 쓴다고 열심히 들락거렸던 곳인데 지금도 많이 변한 곳은 없다. 

옛 '경기고등학교' 터이기도 한 도서관의 중앙에는 인왕제색도를 보고 그렸을 위치를 유추해 기념 탑을 세웠으나 인왕산이 나무와 건물에 가려져 아까풍광보단 못하다. 

다시 도서관을 나와 '삼청동'으로 올라간다. 

제일 인기 있는 곳은 '풍년분식'이다.

방앗간이었던 곳인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건물 사이사이의 햇살이 아름답다. 

삼청동 도로로 나오는데 다시 줄 서있는 '수제비집 앞'에서 '한옥마을'을 볼 수 있는 지도가 보인다. 

오랜만에 그쪽으로 이동한다.

계단을 오르고 언덕을 오르자 삼청동과 인사동과 북악산이 보이는 자리가 또 있다. 

아까 '송현공원'과는 다른 깊이 훅 들어온 분위기다. 

지도가 이야기한 데로 올라가니 작은 한옥카페의 처마에 달린 인형들이 귀엽다. 

창문의 모습도 아름답다.

'한옥마을'에 들어서니 외국인들이 셀카를 찍고 있다. 

이곳이 메인인듯하다. 

다만 주말이어서인지 집안에 인기척은 없어 보인다. 

그 아름다운 골목에서 내려오다 보니 플랭카드가 보인다. '청와대'가 개방되고  주차하는 사람들이 늘었는지 주차장을 해결하라는 민원이다. 

예전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카액션 신을 찍던 사거리를 지나 '재동'으로 넘어간다. 

건물들의 모습이 상점들의 특색으로 더 아기자기해졌다. 

러닝을 하는 건지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뛰는 모습도 재미있다. 인사동 초입에 '송현공원'으로 다시 돌아 나온다. 

가보지 않은 조계사 뒷골목에 들어선다. 

중국 음식점 때문에 상해 번화가 뒷골목을 걸었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 

조계사 뒷모습은 마치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건물들처럼 비현실적으로 크고 아름답다. 

피맛골이 있던 골목 같은데 이젠 막걸리와 생선구이집은 보이지 않고 건물과 건물사이에 조성된 녹지와 작은 카페들만 자리 잡았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 '경복궁'을 지난다. 

밤이 덜 추운걸 보니 확실히 봄밤이다. 터널을 지나고 싶지 않아 골목을 헤매다가 인왕산 초입길을 성곽길을 지나 오래된 '대성아파트'가 나온다. 

거기서부터 독립문이다. 

독립문에서 홍제까지 걷는다. 

2년여 동안 많은 변화가 생긴 그 정다운 길을.... 


세상은 인간의 선택과 정치의 경향을 통해 만들어지고 부수어지고 반복된 역사지만 언제나 사람들의 삶 위에 그것들이 조성되어 사람들의 감정과 역사를 만들어 낸다는 것 그렇게 사람들은 조상들의 시간 그 공간에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변하는 진리고 역사이다  
























2023, 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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