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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20. 2023

기차바위로 인왕산을 오르고 '인왕산 둘레길'을 걸으며

인왕산 출렁다리, 개미마을, 무지개, 인왕산 숲길, 어반스케치, 한국화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인왕산'은 꽤 매력이 있는 산임에 틀림없다.

인왕산을 올라가는 길은 수십 개의 길이 있겠지만 제일 좋은 코스는 '홍지문'이나 '홍제'에서 올라가 '기차바위'를 건너 정상으로 올랐다 '종로 방향'으로 성곽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얼마 전 '인왕산'에 화재소식도 걱정되기도 해서 새로 만들어진 홍제역 헤링턴 플레이스 아파트 뒤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산을 오른다. 

길에 '아기똥풀'과 '제비꽃'이 지천인 데다 벌써 '황매화'가 노랗게 풍성하게 피어나고 있다. 

길 따라 걸으니 '기차바위'가 900여 미터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이정표를 보고 걷는데 사방에서 탄내가 나기 시작한다. 길에 있는 나무들이 까맣게 밑동부터 타기 시작해서 초록이 가득할 이 시기에 누런 솔잎으로 가득 채우고, 검정 숯으로 그득한 산을 보니 애통하기 그지없다. 

산불의 90프로 이상이 사람으로 인한 화재라니 산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산을 막 대하는 분들의 실수가 이런 막대한 상황을 만들어 내다니 지인의 장례식에 온 듯 마음이 무거워진다. 

'개미마을' 바로 위쪽에서 '기차바위'로 이어지는 모든 숲이 숯검댕이들이다. 

골짜기에 들어서니 불이 더 거세졌는지 그 흔적이 처참하다. 

능선부까지 넘어 탄 걸 보니 불은 위에서 밑으로 내려간 듯싶다. 

다시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기차바위'에서  내려다보니  '북한산 파노라마'와 함께 불에 타 검고 노랗게 변한 숲이 함께해 평소라면 시원하게 즐겼을 풍광이 슬프고 애달픈 풍경이 되었다. 

정상에 올라 서울을 내려보고 있자니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간다. 

잠시 피한 후에 풍광이 조금 더 깨끗해진 걸 보니 청소부 같은 소나기였다. 

멀리 낙산공원으로 옮겨간 소나기는 한참 그쪽을 청소 중이다. 

정상에서 '사직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며 군데군데 쉬었다 간다. 거기서 '수성동 계곡'까지 이동해 조금 지나 '초소책방'으로 이동한다. 

전에 눈 올 때 그림 같았던 곳인데 들어가 보진 못했다. 

도로가에서 10여분 다시 오르면 숲 속에 숨겨있는 유리로 된 건축물인 '초소 책방'이 나온다 

그곳에만 하루 들리러 가도 좋을 만큼 분위기가 좋다. 

분위기에 취해있다 내려와 '인왕산둘레길'로 타고 '출렁다리'를 지나 윤동주의 '시인의 언덕'을 넘어 '홍지문'까지 길을 걷는다. 

"인왕산 둘레길"이란 길인데 이 구간은 조금 터프한 산길이다. 

'소나기'가 몰아치고 가더니 '무지개'가 뜬다. 

북한산 파노라마가 어둠과 함께 무거운 색으로 변한다. 


오늘은 날이 어두워져 걷지 못하고 다음에 '홍지문'에서 시작해 걸어야겠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의 새로운 모습이 궁금하다.  




















'인왕산'에 둘레길이 있다. 

'인왕산'이 1시간 이내에 올라가는 심플한 산이라 생각하시는 분은 절대 가보지 못했을 '인왕산 둘레길'은 총 8킬로 정도인데 산길을 포함하고 있어 4시간 정도 여유롭게 잡고 걸어야 한다. 

부분 부분 걸었던 그 길을 완주하기 위해 '홍지문'에서 시작해 다시 돌아오기로 한다. 홍은 배수지에서 오르는데 오르자마자 오전에 내렸던 빗줄기로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어 입구에서 스케치북을 편다. 

스케치를 하고 있자니 아주머니 두 분이 빈손으로 오르신다. 

다른 용무가 있으신 듯하다. 

잠시 후 인상 좋으신 아저씨가 스케치를 보며 인사를 건네신다. 

산에 대해 잘 아시는 듯하여 앞에 보이는 '보현봉'에 대해 여쭤뵌다. 

앞에 평창동에서 오르는 능선을 '사자능선'이라고 하는데 그 능선 따라갔다 '일선사'라는 절에서 '보현봉'을 보고 원점 회귀해 '형제봉'으로 나올 수 있단다. 

산을 좋아하시는 아저씨의 강의를 듣고 먼저 보내드린 후 스케치를 마치고 '인왕산둘레길'을 걷기 위해 '용천수' 약수터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탄다. 

조금 가니 '개미마을'이 나타나고 그곳 풍광을 살짝 담은 뒤 '매화나무'를 심은 동산을 지난다. 

작은 계곡을 지나 그제 왔던 길을 다시 만난 다음 걸으니 데크로 편안하게 만들어 놓은 길이 나타난다. 

'안산 자락길'만큼은 아니어도 이쪽 구간은 안산 못지않게 데크길이 길게 연결되어 있다. 

봄 연둣빛 색을 즐기며 걷다 보니 무악재 수도사업소를 지나 몇 개의 공원을 거쳐 인왕산 안산이 연결된 '하늘다리'까지 왔다. 

거기서 다시 길을 이어 공원과 배드민턴장을 지나 항상 인왕산에서 하산하던 사거리를 지난다. 

거기서 숲으로 들어가 '유아숲 놀이터'를 지나 '택견 수련장'까지 한달음에 간다. 

거기서 '수성동계곡'으로 이동해 인왕산 자락의 우거진 숲을 즐기며 "가온다리"라 부리는 출렁다리를 건너 '윤동주 문학관'까지 내지른다. 

'부암동 동사무소'를 보고 다시 길로 올라가 동네가 산으로 막힐 때쯤 산길을 다시 걸어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북한산 파노라마를 보며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인왕산 둘레길'은 '안산 자락길' 보다는 터프하지만 서울의 중심에서 깊은 숲 속길을 걸을 수 있는 비밀처럼 숨겨진 아름다운 길이란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한번 집 앞에 있는 인왕산의 존재감에 감사할 따름이다    

























 2023, 04,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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