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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06. 2023

'장흥계곡' 석현천 따라 '개명산' 형제봉에서 응봉으로

장흥관광지, 송암천문대, 북한산 도봉산 파노라마, 두리랜드, 스케치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장흥 계곡이 궁금했다.  



일영계곡을 따라 걷고 나니 궁금해진 장흥계곡, 그곳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별다른 사전조사 없이 360번 버스를 타고 간다. 

낮이라 보이는 '일영계곡' 줄기인 '공릉천'을 따라가다 장흥역 다음 정류장인 '릉'에 내린다. 

거기서 다시 거슬러 올라가니 자전거길이 데크로 만들어져 '장흥계곡'의 '석성천'을 건널 수 있게 되어있다. 

'장흥계곡' 따라간다. 

물이 맑고 깊고 차다. 

간간히 물놀이를 하러 나와있는 동네꼬마들과 어른들이 보인다. 

그들을 보고 지나 올라가니 물가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는 게 보기 좋아 보인다. 

예전에는 물가에 자리들을 맡아서 음식장사를 하곤 했는데 그런 습들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자유로운 물놀이 장소가 되어 있다. 

오히려 그 자유로움이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올라가는 길에 임채무 아저씨의 '두리랜드'도 보고 '장욱진 미술관'도 지나친다. 

'장흥관광지'에서 잠시 물 흘러가는걸 바라보다가 '권율장군묘'에서 '개명산'을 오를 수 있다 하여 이정표도 없는 '개명산'에 들르기로 하고 '권율 장군묘'를 지나  오른편에 나있는 비밀스러운 길을 따라간다. 

날이 아직 더워서인지 날파리와 모기떼가 따라다녀 살짝 고통스럽긴 하지만 몸을 쉬지 않고 움직이면 그들도 크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 

숲길은 나무도 가로막고 수풀이 허리 넘게 막고 있기도 해서 이 길이 맞나? 의심이 가기도 하는 길이지만 어쨌든 길은 하나이므로 의심 없이 가본다. 

30분쯤 거침없이 올라갔을까?  드디어 나타난 이정표와 벤치, 30여 분 만에 이 길이 등산로가 맞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반가운 사인을 발견한다. 

나무로 된 계단이 썩어서 부서져 있지만 어차피 완만한 오르막 길이라 올라가는데 그리 방해되진 않는다. 

그런 썩은 계단길을 두 개 정도 오르고 나니 벽이 보인다. 

'송암천문대' 사유지임을 알리는 공간인 듯 보인다. 

그 벽 너머에 '천문대'가 보이고 그 옆으로 난 길을 통해 산 능선길을 오른다. 

이 산에는 이정표가 많지 않아 길이 의심되는 곳이 많지만 길이 여러 개로 나뉘는 곳이 없으므로 그 길을 믿고 가야만 한다. 

처음 오르는 산은 길이 어디이고 거리감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어 몸이 두 배 더 긴장한다. 

특히 이렇게 불친절해 보이는 자연친화적인 산길은  더더군다나... 

산길에서 사람을 만날 수 없다. 

간혹 외로움이 밀려오지만 산새들의 노랫소리를 벗 삼아 걷는다. 

능선을 따라 걷다가 건너편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나이 있으신 커플 같은데 C자형으로 돌아오는 '응봉'이나 형제봉 너머 산으로 가는 '고령산'에서 '마장호수'로 내려가는 산길은 거리가 멀어 원점 회귀 하신다고 한다. 

나는 그림도 한 장 그려야 하는데 서둘러 가야겠다. 

20여분 더 달려 도착한 산정상 '형제봉'  살짝 너른 공간이 아늑함을 준다. 

건너 산 봉우리는 군부대가 넓게 장악하고 있다. 

멀리 나무사이로 '임진강'으로 보이는 강이 반짝이며 해의 에너지를 반사시킨다. 

그 스토리들을 담기 위해 파노라마로 긴 스케치북에 길게 풍경을 담아본다. 




























이미 시간은 6시 30, 해가 8시까지 남아있다고 해도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같은 길을 내려가는 건 재미없어 3.6킬로로 왔던 길보다 1킬로 더 먼 '응봉'으로 크게 C자형으로 내려간다. 길이 완만하게 내려가서 훨씬 편하다. 

송전탑 있는 곳에서 길을 잃어버렸다가 리본을 발견하고 다시 내려간다. 

완만한 능선을 여러 개 오르고 내리면서 고도가 낮아진다. 그러다 확 터지는 파노라마 풍경, 도봉산과 북한산의 파노라마 뷰다. 

날이 흐려서 흐릿하게 보여도 오히려 그래서 더 범상치 않게 보이는 '북한산'의 '숨은 벽'과 '백운대' 그리고 

'오봉'으로 시작하는 '도봉산'의 모습이 '노고산'을 앞에 놓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 풍광에 감탄하며 내려가다 산딸기를 발견하고 맛을 본다. 

무덤이 보이는데 무덤가에 유난히 많아 보이는 산딸기다. 

한참 내려가니 나타나는 '응봉' 거기서부터 숲으로 하산하는데 밤이라면 잃어버렸을 보이지 않는 길이다. 

작은 계곡 두 개를 지나 오른쪽으로 쭈욱 나가니 농장처럼 생긴 곳이 나타나고 어둠과 함께 굴다리를 만난다. 

그곳에서 바로 주택가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듯 하나 막아버려서 길 따라 더 내려가 공사장이 있는 곳으로 나가야 한다.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청암박물관'으로 나가 '석현천' 따라 내려가니 '보름달'이 드라마틱하게 뜬다. 


오늘 하루 예기치 못한 공간에서의 즐거움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하루다. 























20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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