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Aug 28. 2023

도봉산 사패산 사이 송추 계곡 따라 송추폭포의 시원함을

 송암사, 오봉교, 송추계곡, 오봉, 스케치, 한국화, 동양화, 수묵화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여름이 살짝 기울었다. 


그래도 여름이 제대로 끝난 건 아니기에 더운 공기를 식히려 '송추계곡'으로 간다. 

'송추'는 '도봉산'을 오르고 내리는 입구로만 다녀서 계곡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놀고 있나 본 적이 없어 여름 물놀이도 구경할 겸 간다. 

집 앞에서 버스 한 번만 타면 구파발 지나 '북한산 파노라마'를 구경하며 송추 '푸른 마을아파트'에 내려준다. 거기서부터 계곡 따라 올라가면 이름도 유명한 '송추계곡'이다. 

'일영계곡' '장흥계곡' '송추계곡'은 서로 근방에 있으면서 서로 다른 느낌의 계곡이다. 

'일영계곡'은 길어서 조금 숨겨져 있는 숨은 시골 계곡 같다면 '장흥계곡'은 무명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물이 장흥이라는 즐거운 마을에 내려오는 동네 친화적인 계곡이고 '송추계곡'은 북한산 국립공원 도봉산 사패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로 놀 수 있는 청정계곡이나 물에 입수할 수 있는 건 하단 300~400미터뿐이라는 것, 장단이 있으나 '송추계곡'을 제대로 즐겨보지 못해 느껴보러 간다. 

하단부터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싶다. 

그림자를 만드는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곳부터 어린이들의 하이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데 계곡이 사람들로 그득하다. 

그 사람들을 보며 같이 시원함을 느끼다가 이정표를 보니 '송추 폭포'까지  2.4km 걸린다니 산길인걸 감안하면 1시간이면 도착할듯하다. 

시원한 계곡의 사람들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여성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계곡 따라 '송추폭포'와 '오봉'으로 가는 방향으로 나뉜다. 

계속 계곡 따라 올라간다. 

어느 지점인가? 공용화장실이 나오고 그 위로 여기까지 물놀이가 가능하다는 플래카드가 나오고 거기서부턴 사람을 물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다. 

이 길은 '사패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거나 '오봉'을 보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내려오는 길인 듯하다. 

일반 도봉산 등산로는 '여성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라 이 길로 가서 '송추폭포'를 보러 가는 경우는 가벼운 등산을 원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잘 포장되어 있는 길 따라 여름꽃 따라 올라가다 보면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고 폭포가 나타난다. 

벌써 '송추폭포'가? 

하지만 이 폭포는 송추폭포는 아니다. 

그래도 웅장한 바위 위로 물이 떨어져 깊은 소를 만들고 있는 걸 보면 나름 알려진 폭포 같다. 

시원한 그 폭포를 보고 있다 다시 숲길로 접어든다. 

안내판을 보니 이 위에까지 상가가 혼재해 있다 정리하고 밑에 입구에 상가지구를 만든 것 같다. 

위쪽은 그냥 자연의 계곡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송암사'라는 절을 지나 '오봉교'를 지나 거대한 바위와 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오른다. 

길이 두 개가 나오면 계곡을 관람하고 다시 큰길로 만나게 설계되어 있으므로 계곡을 눈으로 즐기기에 좋아 보인다. 

몇 개의 다리 몇 개는 무명 폭포와 소를 지나 '사패산'과 '송추 폭포'로 나눠지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바꾸면 물이 없는 골짜기가 나온다. 물이 없는 걸 보고 내려오시는 어르신께 '송추 폭포'에 물이 있는지 여쭤보니 긍정적인 말씀을 해 주신다. 

다시 물이 보아가 시작해서 산의 골에서 졸졸 흐르는 샘물까지 건너편에서 외국인 가족이 나타나서 호주에서의 그 숲이 연상되었다. 

사실 호주는 자연으로 대단한 나라임에도 산에 대해선 우리보다 심심한 나라다. 

우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이렇게 쉽게 즐길 수 있는데 그것에 비해 호주에선 이것보다 심심한 자연을 조심스레 즐긴다. 

물론 바다에 관련한 액티비티는 호주가 우월하게 좋지만 산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다. 

외국인이 지나고 조금 터프한 산길을 걸어 올라가니 확 터지는 시야에서 웅장하게 내리치는 물줄기가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 낸다. 

'송추폭포'에 도착했다. 

자리를 잡고 물을 한 모금 하고 스케치를 한다. 

새로운 화선지로 만들어진 화첩에 작업하는데 종이가 잘 번지는 건지 오랜만에 종이를 바꿔서인지 작업이 쉽지 않다. 

마치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그리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푸석푸석하다. 

하지만 시원한 폭포가 만들어내는 바람에 취해 마치 신선이 된 듯 스케치에 집중된다.
















































 













살짝 어두워져 조심스레 내려간다. 

터프한 길만 내려가면 가로등도 있는 편한 길이므로 30여분 서둘러 가니 편한 길이 나온다. 

어둠에도 사람들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시원해진 저녁에 걸으시려는 분들이신 것 같다. 

무명 폭포에 들리니 어둠 속에선 다른 느낌을 준다. 

가로등 따라 내려가며 계곡을 살펴보니 어린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동심을 장착한 어른 몇 명이 물장구치고 계신다. 

'송추계곡'이 여름엔 이렇게 변하는구나 싶으니 더 정감이 가는 계곡이다. 

여름의 끝자락 그 물줄기를 따라 더위를 흘려보내고 시원함만 가져온다.
















2023, 08, 20

매거진의 이전글 수락산 천문폭포, 시원함에 오르는 문 그 문을 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