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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Nov 16. 2024

루시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반려묘, 임종, 추억, 고양이, 수필, 에세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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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항상 임종을 지켜보는 건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려움이 있다. 

그 대상을 통한 기억과 감정이 한꺼번에 몰아치기 때문에 그 상실감은 감정의 파고가 최대로 파도쳐 오른다. 내가 기억하는 그녀는 항상 친절하고 고고한 도도함을 지닌 아가씨였으나 다른 이의 기억은 어떠했을지 모른다. 

그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한 달 전 항상 머리맡에서 잠을 청했기에 도도한 아가씨가 살가운 면도 있었나 싶었는데 다리를 건너기 일주일 전부 더 오히려 더 구석의 방해받지 않은 자리로 공간을 옮기더니 몸에 힘이 마법에 걸린 듯 스르르 빠지는 것이 갑작스러운 죽음의 마법에 걸린 듯 걷는 것조차 힘겨워하더니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의 그 모습이 적지 않게 당황하게 만들었고 그녀가 눈에 밟혀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하나 당황하며 그녀의 몸에서 생명이 빠져나감을 느낀다. 

그렇게 루시는 10월 17일 자정즈음 말을 건넬 때마다 꼬리를 흔드는 걸로 대답하다 무지개 너머의 세상을 쳐다보는 듯 눈을 감지 못하고 무심한 동생 루미에게 알듯 모를 듯 죽음의 공포심만 남기고 도도한 그녀의 아름다웠던 기억들만 남기고 그렇게 무지개다리 너머 아름다운 저음의 목소리로 사를 하며 건너간다. 


루시, 고마웠고 또 보자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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