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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pr 25. 2016

주왕산, 사과꽃과 수달래 보러 가는 길

주산지, 청송, 사과, 수양버들, 대전사, 용연폭포, 용추폭포, 학소대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봄이다..

작년 가을에 황홀함을 주었던 주왕산의 기억을 더듬어 봄의 모습은 어떨까 물음표를 머릿속에 그리며 올해 봄이 빨리 도망가기 전에  '주왕산'으로 가는 새벽 버스를 탔다.

버스는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 경북 안동을 지나 국도를 통해 4시간 30여 분 만에 영화 '봄여름가을겨울'의 촬영지 '주산지'로 안내해줬다. 작년 가을에는 뱀을 보기도 했던 그곳에서 애기 손 같은 나뭇잎들이 이제 손을 펴는듯한 모습을 보면서 숲길을 따라 올라가 연둣빛 호수의 풍경을 바라본다.

봄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 정적인 운치가 아이들의 개구진 모습들을 더 부각시키며 함께 잘 녹아들었다.

물속의 버드나무는 나무의 피부에서 푸른 잎이 돋아나게 하였고, 그 푸르름을 보고 아름다워서 급하게 붓을 휘둘러 십여분 만에 나무를 담아낸다.




이동하여 주왕산 입구로 간다.

가는 길은 온통 사과꽃 천지다. 계절이 가을로 변하면 주렁주렁 탐스러운 가을사과로 변할 것이다.

오르기 전 '대전사'에서 왕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사진을 찍고, 주왕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전망쉼터에 이르니 기암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바위 봉우리들이 펼쳐져 보인다. 그 병풍 같은 그림을 보며 늦은 점심을 먹고, 작은 스케치북에 그 환영을 옮겨낸다... 바위들의 모습들이 서로 모여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듯 정겨워 보인다.



다음 장소인 '주왕산 주봉'까지의 2킬로 남짓 능선을 따라간다.

정상에 오르니 '정상석' 이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 그곳에서 지도를 보니 '대전사'까지 3시간 30여분 걸린다.

 "버스 출발 시간까지 2시간여 남았는데.. 이런!"


빠른 걸음으로 능선길을 걸어 '후리메기 삼거리'에 도착한다.  

계곡은 시원한 물줄기로 굽이굽이 작은 용소를 만들며 벚꽃잎을 물 위에 띄우고 있었고, 가을엔 불이 난 듯 아름다웠던 계곡은 이제 피어오르는 순수한 어린아이들의 놀이터처럼 그 생명력을 찬란하게 자랑하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가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는 '용연 폭포'에 가서 시원한 물줄기와 신비로움을 확인하고, 

4킬로 미터의 긴 거리를 45분에 달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용추폭포'의 굽이치는 폭포를 보며, '학소대'에서 협곡의 아름다움을 확인한 뒤 '주왕 산성'을 통해 주나라 왕의 흔적을 본다. 

길 사이사이 '수달래'의 아름다운 색들이 산의 색을 황홀하게 양념한다. 다시 '대전사'로 내려와 시간을 보니 10여분 남았다. 조금 서둘러 달리다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 사진을 찍고, 길가 사과나무의 예쁜 사과꽃도 카메라에 담는다. 버스에 올라타니 5시 정각! 다행히 늦지 않게 출발한다.. 


아름다운 주왕산은 그렇게 봄의 기운을 가득 머금고, 달콤하게 익어가기 위해 시간으로 숙성시킬 것이다. 가을에 또 보자! 아름다운 주왕산아.

201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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