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암투병, 암환자가 알아야 할 과정, 강북삼성병원, 간병, 호르몬성암
내 짝꿍은 암이다
다행히 다른 곳에는 전이가 없는 0기 암이다
병명을 듣기 전 병원에서 이것저것조사하고 조직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보호자와 함께 와야 한다는 이야기에 내심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막상 암으로 진단받고 보니 보호자의 역할은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괜찮을 거라고 0기 암은 암도 아닐 거라고 안심을 시켜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하지만 0기라는 숫자에 속은 건 우리 둘 다였다
암은 암이다.
진단받은 병원은 2차 병원이었다
1차 병원인 동네 병원에선 책임지지 않는 모르겠단 이야기만 해서 중간급인 2차 병원에서 피검사 초음파 ct 조직검사를 한 후에 나온 결과물이다
암은 전이가 가장 큰 문제일 듯하다.
수술을 받기 위해 3차 병원을 컨택하려는데 마침 컨택해 주는 부서가 있다.
집에서 가까우면서 대학병원이며 명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보니 '연세세브란스병원'이 먼저 떠올라 연락해 보니 현재가 1월인데 진료가 4월에나 가능하단다
그렇게 기다려서 안 좋은 상황으로 번질까 두려워 서둘러 다른 곳에 연락한다
'강북삼성병원'으로 연락하니 의외로 조직검사 샘플이 나오는 2주 후 진료가 가능하단다.
예약을 하고 무거워진 맘을 안고 직장으로 나선다.
2주 후
어떻게 지나갔을까?
밥 먹다 생선 가시가 계속 남아있는 듯 불편한 마음의 2주가 지나고 조직 샘플을 들고 '강북 삼성병원'으로 간다.
40여분 딜레이 된 시간으로 생업문제로 같이 진료실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추가검사를 진행하며 '호르몬성 0기 암'이란 확진을 받았다.
제일 먼저 의심 가는 건 난임센터에서 맞은 호르몬 주사들... 병원을 옮기고 나서 용량을 최고 용랑으로 늘려 시술받았던 수십 개의 호르몬 주사들이 아른거린다
추가조직검사와 전이 확인 등을 위한 검사 후 다시 일정을 잡는데 수술은 대략 2주 후로 잡혔다
전이가 없는 '호르몬성 0 기암'으로 전이가 없다면, 부분 절제를 하면 된다는 이야기에 불행 중 다행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양쪽 가슴의 의심 가는 곳 두 부분을 부분 절제해야 한다고 했다 유선밑 조직과 겨드랑이 림프관을 절제해야 혹시 모르는 전이를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절제 이후 방사선 치료를 두 달간 받아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재발률도 올라간다고 했다.
뼈로 전이됐는지 체크하는 검사는 시간이 빠듯해 수술 이후에 하자고 했다
짝꿍의 아는 분으로부터 '강남 ㅇ ㅇ병원'에 명의를 볼 수 있다는 말에 급히 잡힌 일정을 맞추느라 새벽같이 일어나병원에서 대기를 한다.
좀처럼 진료도 보기 힘든데 애써 일정 만들어주신 의사 선생님과 지인분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차례가 되어 들어가니 간호사분께서 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컴퓨터에 기입하고 내용이 다 적힐 때쯤 옆 방문이 열리고 의사가 들어온다
이 팀은 팀워크가 좋아 보인다
수술 가능 일정을 물어보니 진료일로부터 4달 이후인 4월 수술 가능....
짝꿍은 수술 방식을 물어보니 그 명의분은 비급여인 로봇 수술은 안 하고 급여인 직접절개방식으로 수술하고 로봇은 제자분들이 한다고 했다
절개 방식은 가슴 위쪽을 사선으로 한다고 했다.
짝꿍이 고민하다 방향을 잡은 듯했다
아무래도 흉터가 고려되어 절개부위가 작은 로봇수술에 호감을 갖고 있는 듯했다
로봇수술은 상처가 4cm 일반수술은 8cm라고 하니 몸에 손을 대는 게 부담스러운 듯했다
'강북삼성병원'으로 돌아온다
드디어 수술 전날
여러 가지 검사를 위해 의사를 만나고 점심때 입원수속을 한다
로봇수술로 진행할 줄 알았는데 직접수술 하신단다. 부분 절제라 비용이 상대적으로 4배 차이나는 로봇을 권하기보다는 부분 절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절제부위는 가슴 중앙 라인따라 절개한단다
그리고 혹시 전이가 될 수 있는 옆구리 림프관 일부를 절제한단다
종일 링거를 꽂고 검사를 한 후 자정 가까이부터 금식에 들어간다
금식을 하고 대기를 하다 오전 12시경 수술실 호출을 받고 들어간다
수술은 예상보다 길게 5시경 끝났다.
신청하면 보호자에게 알람을 보내준다.
저녁에 가서 들어보니 수술부위를 최소로 오려내고 조직을 냉각시켜 세포를 체크하고 확인 후 마무리하는데 계속 암세포가 나와 세 번이나 냉각체크 후 닫았다고 한다.
옆구리도 절개해서 림프절제하고 전이 가능성 있는 부위도 양쪽 다 절제했다고 한다
환자도 의사도 수고 많았다
얼마큼 입원하나 봤더니 내일 퇴원이다
3일 입원이다.
생각보다 짧게 끝났다
2주 후 실밥 풀고 방사선 치료도 어떻게 진행할지 보자고 한다.
수술 후 며칠 후 뼈에 전이됐는지 검사하고 암환자 생활 관련 교육을 듣고 조금 안정감을 찾는다.
실밥을 풀러 간다
실밥을 푸는 시원함과 동시
의사로부터 받은 청천벽력의 소리
환자분의 세포를 냉동상태가 아닌 실온 상태로 검사했을 때 여전히 암세포가 나와서 전절제 하여야만 하는데 전절제는 로봇으로 진행했으면 한다는 이야기였다.
사전에 극히 드물게 이런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 이 케이스가 우리일지 몰랐다
종양의 크기는 4cm이지만 그 외 다른 가슴조직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지 않는 0기 암인 건 맞는데 발견된 상황으로 봐서 전절제 하여야 한다고 했다
순간 분노와 체념의 감정이 왔다 갔다 하며 의사 이야기가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짝꿍은 체념한 듯 수술 날짜를 잡고 있었다
환자가 고생할 생각 하니 한숨부터 나오지만 어쩌겠는가..
나중에 사례를 찾아보니 극히 드문 확률이 아니라 그런 재수술 사례가 많았다
암이 발병한 것도 호르몬성 암이라 더더욱 급작스러운데 수술을 연달아 두 번 해야 하다니...
그나마 희망적인 건 전절제 하면 방사선치료를 안 해도 되고 약 먹는 치료도 1년 유예 가능하니 그 사이 난임센터에 다닐 수 있다는 게 희망이었다
호르몬으로 암이 생겼는데 고민되고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짝꿍은 긍정적인 맘으로 정면돌파 하기로 했고 로봇수술로 전절제 후 성형외과에서 재건수술을 이어받기로 해서 성형외과까지 들린다
이 주 후 수술날짜에 맞춰 전날 입원한다
입원기일을 외과선생님은 10일 이야기하지만 성형외과 선생님은 2주 이야기해서 오랜 시간의 수술과 입원을 해야 한다
다행히 수술날 내가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날이라 같이 상황을 지켜본다.
입원 후 검사 후 금식 후 다음날 수술을 기다린다.
입원실은 두 종류의 입원실이 있다
보호자가 수술날과 다음날까지만 있을 수 있는 '간호간병통합병실'이 있고
보호자가 상시 있어야 하는 '일반병실'이 있다 우리는 외과에서 성형외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통합병실에서 일반병실로 이전해야 했다
수술이 점심 이후라고 했는데 기다리고 기다려 저녁 7시경 수술실로 불려 간다
간호사께 여쭤보니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수술 일정이 다음날로 넘어가진 않는단다.
밤 9시에 시작된 외과수술은 12시경 끝나고 성형외과가 바통을 이어받아 새벽 2시가 넘어 끝났다고 의사가 직접 와서 이야기해 줬다.
잠시 후 3시경 바뀌어진 병실로 돌아오고 다리에 혈전을 녹이는 기계를 장착하고 폐가 쪼그라들지 않게 숨을 내뱉는 동작을 두 시간 동안 규칙적으로 한다
그렇게 수술이 끝이 나고 본격적인 치유의 시간이 기다린다
진통제를 맡으며 통증을 줄이는 대신 머리가 어지러운 증세를 가지고 이틀을 기다린다
금식은 다음날 풀렸지만 장이 활동을 멈춰 있어서 불편함이 며칠 갔다
전절제라 소변줄을 차고 수술 부위에 피주머니를 두 개 달아서 피를 계속 빼준다
소변줄은 다음날 뺐지만 피주머니는 색이 맑아지고 30 미리 이하로 이틀 이상 유지되어야 줄을 뽑고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른 병원은 일주일이면 피주머니 차고 퇴원하지만 여기는 좀 더 까다롭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고통이 줄어들고 침대를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움직일수록 피주머니에 피가 더 많이 나와 퇴원일이 멀어질까 움직이지도 못한다
3인실 환자들은 바뀌어 나가고 어린 분 나이 드신 분 2~3일에 한 번씩 바뀌어간다
첫 번째 주말이 덤덤히 지나고 짝꿍의 친구들이 오가면서 퇴원의 날을 세고 있었다
두 번째 주말을 앞두고 앞자리에 할머니 한분이 오셨다
전 병실이 시끄러워서 병실을 바꾸신다고.. 커튼 하나를 사이로 있는 거라 사실 전화 통화며 병세며 알아챌 만큼은 알아챈다 그런데 할머니는 조용하시고 딸이 붙어 계셔서 잘 모르겠었다
간호하시는 요양사분과 교체 하시고 따님은 나가고 할머니가 식탐을 부리셨는지 저녁을 드시고 컥컥거리시며 음식을 뱉어내셨다 순간 의사들이 왔다 갔다 하고 엑스레이를 찍으러 병실로 오시고 분주해진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병실을 일인실로 옮기시길 이야기하시는데 임종이 오늘내일이라 하셨단다
알고 보니 할머님은 말기 암이셨다
말기암 환자와 0 기암 환자가 같은 병실에서 한 명은 죽음을 기다리고 한 명은 삶의 연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0 기암을 발견 못했을 때를 상상하면 끔찍하기도 하고...
그 할머니의 퀭한 다른 세상을 보는듯한 눈을 떠올리자니 죽음은 우리와 먼 곳에 있는 듯 가까이 있다
15일 만에 퇴원을 한다
아침 일찍 새벽에 피주머니를 빼고 준비해서 옷도 다 갈아입은 채 배드에 앉아 시간을 보니 9시다
2시간을 약이 나오길 기다리다 퇴원한다
이후 실밥을 뽑고 몇 차례 병원 방문이 있겠지만 병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니 지금부터가 중요한 시간이겠다.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2026,1,8~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