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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Jul 11. 2016

정릉천, 경국사 그리고, 북한산과 정릉시장의 비경

정릉, 경국사, 동네풍경, 계곡,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화, 동양화,그림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내가 좋아하는 노선의 버스가 있다.

그 버스는 학원으로도 집으로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그곳으로도 연결되어 있는 마치 셔틀버스 같은 역할을 해주는 마음 편한 라인의 버스다.

그 버스를 타고 수년전 훌쩍 답답한 내 마음을 내려놓았던 그 공간으로 다시 가보기로 했다.    



경국사 정류장에 내려 둘러보니 '경국사'가 왠지 맘에 걸려 안으로 들어가 본다.

정류장 이름이 '경국사'일 정도면 그래도 무언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어떤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경내로 걸어 들어간다.

주말이지만 경내에는 스님 한 분 없이 조용했고, 시원한 물줄기의 분수만이 나를 반겨줄 뿐이었다. 

절로 올라가서 대웅전에 있는 목조 부처님의 역사적인 기록을 읽어주고, 절의 분위기를 조용히 마음에 담아온다.

항상 종교적인 공간은 사람들의 절실한 마음들이 모아지는 곳이어서 그런지 경건하고 절실하다.

그 차분해지는 마음을 담아서 절을 나선다.    

에전엔 '정릉천'을 따라서 길이 다 완성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천변을 따라서 길이 편하게 전부 연결되어 완성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름이라는 특수에 물속에서 나름의 피서를 즐기고 있기에 그 속으로 들어가 천변을 거슬러 올라갔다.

아이들은 아빠와 같이 나와서 다슬기와 송사리류를 잡기도 하고, 엄마와 같이 물속에서 공놀이를 하기도 하면서 정릉 주변 사람들의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추억과 사랑을 머금고 자란 아이들은 그 기억을 공유하고자 할 것이고, 그 아름다운 기억들은 우리를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물장구 재롱을 보며 거슬러 올라가니 다리 밑에는 어르신들이 간이 의자를 물속에 풍덩 담그고, 수박을 드시며 음식을 나누며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그분들을 보니 저기 높은 곳에서 몇십 몇백만 원짜리 식사를 하고 계실  그 누구보다도 훨씬 부러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 같다.

다 가질 순 없어도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 안 듣고 스스로가 만족스러우면 그게 최고의 인생 아니겠는가?    


정릉천의 상단부에 올라가니 그림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숨겨져 있다.

예전에 그 풍경을 바라보며 언젠가 한번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풍경이 그대로 변치 않고 보존되어 있다. 다만 그때는 비가 와서였는지 온전히 나만의 풍경이었는데 오늘은 너무 더워서였는지 많은 동네분들과 공유하게 되었다는 점이 달랐다.

조용히 한쪽에서 물에 발을 담그며 그림도구들을 꺼내 들었다.


'저렇게 아름다운 녹색의 색감들이 있을까?'

'저렇게 아름다운 물의 흐름이 있을까?'


마음속으로 감탄에 감탄을 하며 차가운 물로 시원해진 몸을 움직이며 스케치를 한다.

동네 청소년들이 와서 그리는 화면을 더 싱그럽게 만들지만 청소년들은 그림에서 빼어 둔다.    

그리고 있는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나와 어르신들과 그리고 있는 내게 올라가라고 한다.

이곳은 과태료 부과가 되는 곳이니 올라가라고 한다.

그림을 급히 정리하고, 조용히 첨벙첨벙 물 바깥으로 나간다.    


'북한산'의 정릉천변 입구다.

산을 오를 준비를 해오지 않은데다가 시간도 조금 늦은 듯해서 물을 따라 북한산 주변을 걷는다. 정신없이 걷다 보니 물이 보이지 않는다.

땀이 나고 숨이 가빠져 잠시 쉬는데 팔뚝에 모기 한 마리가 있다.

손으로 탁 치는데 피가 낭자하다. 그 피는 내 피라 생각하니 나도 불쌍하고 모기도 불쌍하다.

그래도 맛있게 먹는 순간, 저 세상으로 갔으니 고통은 덜했으리라 생각이 들어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

모기 사건도 있고 해서 왔던 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아까 정릉천변이 아닌 도로 쪽으로 걷는다. 조금만 내려가니 버스 주차장들이 나온다.

여기에 주차하는 노선들이 꽤 된다. 아마 지하철이 정릉의 높은 지대에 못 들어오니 버스들이 조금 더 촘촘히 다녀서 그런 것 같다.

계속 내려가다가 처음 시작했던 곳까지 왔다.

하지만 그 밑이 궁금했다.

'정릉천'을 따라 계속 더 걷기로 한다.

색색의 집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아파트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다가 정릉천변 시장에 대한 홍보문구들이 보인다.

장이 열리는 날이 짧은 기간 토요일이어서 볼 수는 없었지만 정릉에 사는 분들은 재미있게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서로를 챙기기에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이 보여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천변의 걷는 길이 끝나는 곳에서 되돌아와 버스를 타는 곳으로 올라간다.

오늘 하루 심플했지만 편안했던 하루,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며 하루를 정리한다.    



201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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