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 가수와 도사 (1)
영을 쫓다 0될 뻔한 사연
by 사립탐정 진 앤 송 Feb 6. 2026
매니아틱한 장르이지만 <심령과학>이라는 것이 70년대부터 국내에 안동민 씨를 시작으로 하여 유행하기 시작했고 많은 무속인들이 道, 禪, 丹, 靈을 운운하며 활동하였으며 인도로부터 오쇼 라즈니쉬를 비롯한 <명상 센터>들이 들어와 유행하면서 어느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적인 것을 사모함>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오순절 순복음, 신사도 운동을 비롯한 각종 은사주의, 영성운동으로 발전했고 영의 세계에 관심을 갖고 영적인 것을 사모한다는 것이 마치 엄청나게 깊고 뛰어난 믿음인 것처럼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어떤 분이 악마의 속삭임에 따라 비슷한 경로로 줄달음치다가 인생을 한 큐에 말아 드실 뻔한 경험을 하기도 했었지요.
이 분은 여자 가수인데 자서전에 의하면 어릴 때부터 묘한 꿈을 꾸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경험을 했으며 신내림이 의심되기도 했고 혹 자신이 교회 사람들이 말하는 <예지의 은사>라도 받은 것인가, 신기해하기도 했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녀에게 영이 맑아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는데 어쨌든 이 분은 한창 가수 활동을 하던 중 기이한 심령 체험을 하게 되고 영에 대한 갈망이 더욱 깊어져 마침내 지인의 소개로 <심령학을 한다는> 도사를 찾아갑니다.
가수의 등에 손을 대고 전생조사, 영사를 하던 도사는 <오오라를 투시해 본 결과> 이 분이 전생에 자살을 한 문학인이라고 알려주었고 기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해 주었습니다. 지속적인 기치료로 잠재의식 속 염세적ㆍ허무한 마인드를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이지요. 그렇게 가수는 도사와 함께 심령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사후세계ㆍ심령세계에 입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전호흡, 기 운동 등을 하며 유체이탈을 시도하는 수련을 했고 도사는 영적 스승인 자신을 의심 없이 믿으라고 확신인지 강요인지 모를 강조를 했는데 이 도사 또한 보통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스포츠 경기 결과 정도는 보지도 않고 맞추고 앉은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시들게 하는 초능력을 보여 일본에서까지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를 하고 갈 정도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가수는 정신과 마음이 완전히 도사에게 쏠렸고 마침내 유체이탈과 영적인 환희 체험을 하고는 더욱더 도사와 인연이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도사가 심령 수련을 하느라 가족을 돌보지 않아 부인이 영양실조에 걸리고 자녀를 방치하는 것 정도(?)는 가수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넉넉하게 수련비 명목으로 후원을 하며 도왔습니다. 그럼에도 도사는 가끔씩 <누가 그런 돈 필요하다고 했나요!!>라며 내던지며 청렴함을 언뜻 내보이는 가오를 잡곤 했습니다.
이 와중에 가수의 어머니는 뭔가 쎄함을 느끼고 뒷조사를 하여 이 도사가 가정폭력을 휘두르고 여자 문제들도 소문이 있음을 알고 딸을 만류했으나 도사는 <우리의 인연은 영적 만남이다>, <우리는 전생에 부부였다>고 속삭이며 가수를 칭칭 얽어맸습니다.
그 말을 들은 도사의 부인은 자신은 뭐냐고 반문했고 <당신과도 부부이니 내 곁에 있어야 한다>는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나 할 뿐이었습니다. 이런 개가 들어도 웃을 소리에 푹 빠진 가수는 결국 도사와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는데 가수의 어머니도 보통 분이 아닌지라 냉큼 계엄사에 신고하여 도사를 보안사로 끌려가 주리를 틀리게 만들고 딸은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이때가 5공이 막 시작되었을 때라 전두환의 보안사가 실권을 잡고 온 나라가 계엄령 치하에 있었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몇 달 동안 지내다 퇴원한 가수는 어머니와 완전히 불화하게 되었고 도사는 보안사에서 고문을 당하던 동안에 이혼하고 부인과 자녀들이 떠났으며 기사식당을 하는 부모에게 얹혀사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도사님을 그리워하던 가수는 결국 어머니 집에서 가출하여 도사를 찾아가 기사식당 2층 쪽방에서 동거했고 임신까지 해버렸습니다. 오매불망 그리던 임과 만났으니 행복하게 살아야 할 텐데 같이 살다 보니 슬슬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으니 이 도사는 심각한 의처증에 폭행을 일삼았고 심지어 수련용 일본도를 휘둘러 대는 바람에 가수의 몸에 칼자국까지 남는 패악질을 했습니다.
참다못해 가수는 다시 어머니 집으로 도망쳤으나 임신 중인 터라 아이를 생각해 돌아갔고 대부분의 의처증 남편이 그렇듯 다신 안 그런다며 싹싹 비는 도사를 보며 참고 살았다고 합니다. (본 탐정 1차 멘붕....)
물론 명색이 심령학을 하는 도사와 살고 있으니 명상과 독서에는 좋았으나 가부장적이고 폭압적인 태도와 특히 음악을 못하게 하는 것은 가수에게 치명적이었고 수시로 날아드는 인격모독과 폭행 와중에도 체념하고 살았던지 출산을 하고 전처소생 자녀들도 데려와 함께 키우며 지냈습니다. (본 탐정 2차 멘붕...)
그러다 다시 못 견뎌서 어머니에게 돌아갔지만 회복 후 그동안 모은 돈으로 아파트를 새로 얻어서는 거기에 도사와 자녀들을 불러들이는 재결합을 하자 또다시 어머니는 뒷목을 잡을 뿐이었습니다. (본 탐정 3차 멘붕...)
그러나 제 버릇 개 못 주고 개꼬리 삼 년 묵혀도 밍크 못 된다고 가수는 어떻게든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먹여 살려 보겠다고 공연을 다니며 바쁘게 사는데 도사는 심령연구 사무실이라고 열어서는 빈둥빈둥하면서 가수가 생활비에서 5만 원 정도 떼어 차를 수리한 것을 가지고 시비를 걸며 당장 돈을 내놓으라고 난리를 치는 등 참으로 쪼잔의 극치를 보여주자 제대로 현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도 어떻게든 가수가 참고 넘어갔지만 제대로 문제가 터진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과연 이 가수님은 이 모진 운명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었을까요?
(육신의 콩깍지만큼이나 영이 씌면 답이 없다....)
- 2부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