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단 나에게 관심을 가지자
그거 들었어? 어떤 배우가 논란터졌대! 인스타 이상한 글에 좋아요 눌렀대, 누구랑 누구랑 연애한대
듣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은, 심지어 몰랐던 사람의 인성이며 평소 태도 등 굳이 알필요 없는 정보들을 과하게 편하고 빠르게 접하는 세상이다. 말은 전하는 사람들,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것을 재미로 여기며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때로는 당사자보다 더 본인 이야기인듯 이입하여 과장하고 평가한다.
나와 다른 사람과 나와의 비교, 그로 인해 발생되는 시기와 질투, 어쩌면 인간의 본능과 가깝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잘 해야만 하는 경쟁 사회에 살고 있으니, 그렇게 성장했고,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언제나 하나의 일에는 다른 면도 함께 따라온다. 경쟁에서 밀리고, 혹은 경쟁하기 위해 참전하는 사람들에겐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우린 나의 기준에 맞지 않은 사람에게 한없이 냉정하며 쉽게 재판한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남들의 일상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보니 가끔은 누구를 위해서 소셜 미디어를 소비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여가시간으로 치부하기엔 우리 일상에 많은 것들이 장악되었다. 나 역시 하나의 소비자이지만 매일 비슷해져가는 패턴에 조금씩 시간을 줄여가며 사진을 저장하고 기록하는 목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는 나도 누구를 보여주기 위한, 허세로운, 사치스러운, 과장하거나 허위로 '~척'하는 글들을 올리는데 힘을 썼다. 정말 애썼다. 내 하찮고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고, 부끄러워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나'같지 않은 모습이 가득해졌고, 정신차려보니 좋아요 몇 개를 받았는지, 댓글이 얼마나 달렸는지만 생각하다 사진 한 장에 몇 십분을 고민하고 있었다.
일반인에게 가장 쉬운 먹잇감은 연예인이다. 최근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로 확장되어 타겟이 많아졌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팬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그들을 비방하고 평가한다. 물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보단 그렇지 않은 사소한 일들이 더 많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연예인들의 스캔들도 그 중 하나다. 사업적으로 보면 오래동안 공들이고 키워온 아이돌이라는 상품이 연애라는 것을 하게되면 팬들은 그 사람을 향한 관심이 떨어져 그 것이 돈, 즉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 구조는 이해하지만 대부분의 유명인의 스캔들은 악플이 동반한다. 나는 댓글을 달지도, 보지도 않는 편이지만 가끔 보게 되면 정도가 심한 글들이 너무나도 많다.
최근에 노래를 만들고 편집해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는데, 첫 댓글이 '노래 너무 좋다, 계속 듣고 있다.'와 같은 반응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 언제나 좋은 글들만 달리면 좋겠지만 반대로 악플을 받았다고 상상한다면 정말 힘들었을거다. 그런데 내가 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인성 논란이나 내 가족들을 거론하는 글들을 봤다고 했을 때는 상상도 하기 싫다.
우리는 그런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내 일이 아니면 판사가 되어 사람이 망가질 때까지 언급하다 그들이 말하는 '나락'에 빠지면 멈춘다. 아니, 관심을 꺼버린다. 마치 나락 스위치가 있는듯이,
누구나 그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피한다고 피해지는 문제가 아닐테니 덜 상처 받는 법을 공유하고 싶다. 물론 내 방식이니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냥 하나의 레퍼런스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기본적으로 나는 무관심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척 한다. 작게는 나에 대한, 넓게는 내 가족, 주변인에게만 한정해서 산다. 여가시간엔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본다. 유튜브, 인스타, 책, 매거진 등 내 주변에 남은 것들은 여태 소비하면서 얻어진 나의 취향 빅데이터로 최종 선정된 전시장같은 곳이다. 그러기에 상당히 보수적이며, 한번 들어간 전시장에서 다시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추가는 쉽다.
칭찬에는 귀기울이고 비방은 귀를 닫는다. 내 바운더리에 있더라도 그 대상이 어떤 논란이 있었다 하는 말들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전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왜곡되기 마련이다. 천천히 살펴보다 실제로 치명적인 사회적 문제가 있었을 경우, 그 때 전시장에서 빼면 된다. 그리고 다시 내 삶을 산다. 기본적으로 무관심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남을 비방하는데 에너지를 쓰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만 생각하려 노력하면 감정의 일교차가 대체로 낮아진다.
이런 무관심함은 인간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굳이 내가 아닌 남의 연애사나 가정사에 감정을 쏟을 필요없다. 그저 심심풀이 땅콩정도로만 여기고, 가볍게 듣고 가볍게 흘리면 된다. 남을 평가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되고, 동시에 나도 평가하게 된다. 나는 남들과 비교해 나의 인생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 그저 내가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거다. 다수의 시선과 의견을 의식할 필요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즐기면 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부턴 감정의 소용돌이가 잦아들었고, 무던해지더니 재밌는 일이 많아졌다. 대혐오의 시대에 온갖 갈등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에게 잠깐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라고 하고 싶다. 그럼 꽤 여유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