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싫어하지만 나도 그래

따뜻한 연말을 만들기 위해

by 방감자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묘하게 웃기면서도 찔렸다.
왜냐하면… 생각해보니 나도 가끔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IMG_0582.jpeg 자이온 서울

나는 원래 이 행동을 굉장히 싫어한다.
사람을 볼 때 은근히 마음이 멀어지는 순간이 있다.
말로는 공정함을 외치면서,
정작 본인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태도를 볼 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거였다.
“어? 나도 그럴 때 꽤 있는데?”


누구나 그렇다.
내 일에는 사정이 있고,
남의 일에는 기준이 생긴다.

IMG_0583.jpeg 자이온 서울

나라면 저렇게 안 했을 것 같고,
나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나라면 그 정도는 감수했을 것 같고.


이런 생각은 아주 자연스럽다.
문제는 그 생각이 너무 자주, 너무 당연해질 때다.

나는 내로남불적인 태도를 볼 때마다
그 사람을 미워하기보다는
조용히 거리부터 조절하는 편이다.


이를테면 이런 순간들이다.

누군가의 실수에는 단호하면서
자기 실수에는 설명이 길어질 때.

남의 말에는 “그건 좀…”이라고 하면서
자기 말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할 때.

그럴 때면 마음속에서 작은 알림이 울린다.
띠링— 주의 요망.

IMG_0589.jpeg 종로 어딘가

재밌는 건,
내가 그 알림을 가장 자주 듣는 대상이
의외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피곤할 땐 예민해지고,
여유가 없을 땐 판단이 거칠어진다.
그 상태로 누군가를 평가하면
공정한 척하는 이기심이 슬그머니 얼굴을 내민다.


그걸 알아차렸을 때, 괜히 혼자 머쓱해진다.

사실 이 글은 누군가를 지적하려고 쓰기 시작한 게 아니다.
쓰다 보니 방향을 잃었고, 그 와중에 깨달았다.


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이 왜 이래?”가 아니라
“나도 이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거였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전히 공정한 사람도 없다.
다만 조금 더 천천히 말하고,
조금 덜 쉽게 판단하고, 한 번쯤은 “혹시 나도?”라고 돌아볼 수는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IMG_0631.jpeg 메리 크리스마스

연말이다.
괜히 말이 날카로워지는 계절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사람을 평가하는 대신
나를 조정하는 쪽을 선택해보려 한다.


내가 조금 덜 관대해질 수 있는 건 나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는 건 남에게.

그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이렇게 글까지 쓰게 됐다.


혹시 당신도 어느 순간 “저 사람 참…”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그건 아주 정상이다.


다만 그 다음에
나도 저럴 수 있겠다”라고 한 번만 덧붙여보면 좋겠다.

그 한 문장이 관계를 조금 덜 피곤하게 만들지도 모르니까.


크리스마스 캐럴 하나 두고 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https://www.youtube.com/watch?v=sHmozAyUp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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