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일, 3개월동안 마제소바만 먹었던 사람이 엄선한 맛집 추천
한 때 마제소바에 푹 빠져 주 3회, 3개월 이상 마제소바를 섭취해줘야하는 병에 걸려 이곳 저곳 마제로드를 떠났던 적이 있다. 고수들에 비하면 낮은 레벨이지만 추천해줄 정도의 데이터베이스는 있다.
흔히 마제소바는 일본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일본식 중화요리, 타이완 마제소바라고도 불리고, 나고야시의 대표적인 라멘이다. 기원은 국물 라멘이 대부분인 일본 라멘에 어느 날 다진 소고기(타이완 민찌)가 남아 국물 없이 면에 비벼먹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제루(混ぜる)'는 '비비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한국말로 직역하면 비빔면이 되겠다.
그래서 내가 먹어본 식당 중 가장 취향에 맞았던 맛집을 소개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로146길 11 2층, 학동, 압구정, 신사 인근
오전 일과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점심 메뉴 선정에 시달리던 직장인들이 정처없이 거닐다 입간판에 걸려있는 마제소바 메뉴를 보고 홀린듯 들어갔다 발견한 엄청난 맛집이다.
사실 이곳은 저녁에 오마카세를 운영하시고 점심엔 일본식 카레와 라멘, 여름 한정으로 마제소바를 판매하시는 하이브리드 일식당이다. 처음 가게에 들어갔을 때 파인다이닝 급 극진한 서비스를 점심에 라멘먹으러 오는 직장인에게 선사해주셔서 황송할 따름이였다.
민홍의 마제소바 비주얼이다. 여름 시즌, 점심에만 판매하시다보니 지금 만나지 못해 아쉽다. 퀄리티가 매우 높은 타이완 민찌가 맛을 주도하고, 마늘이 밸런스를 잡아준다. 다시마 식초는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지만 직원분께 조심스레 요청하시면 따로 주시기도 한다.
비벼먹는 요리인 만큼 들어가는 재료도 가게마다 매우 다양한데, 민홍은 먹어본 마제소바 중 가장 정석에 가까운 맛이라고 느껴졌다. 갖춰야할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맛의 퀄리티가 매우 높다.
학동이나 신사에 방문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혹은 직장이 근처에 있으시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참고로 저녁 식사는 예약 필수다.
첫 방문을 점심에 했는데 직원분께서 저녁 식사 메뉴판을 건네시며 설명해주시는 영업에 그대로 넘어가 몇 주 뒤 생일을 맞아 저녁 식사를 했는데 점심에서 느꼈던 퀄리티의 몇 배 정도 맛을 경험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든든하게 내 점심 메뉴를 책임져주는 식당이다.
�서울 송파구 오금로29길 4-1 1층 102호
본점은 안양에 있는 프랜차이즈다. 왜 맛집 추천을 프랜차이즈로 하는지 이해가 안가신다면 한 문장으로 답변드릴 수 있다. '맛있으니까요' 서두에 말했던 것 처럼 나는 미식가는 아니지만 추천 성공률이 꽤 높다. 그래서 이 체인점은 특별히 배달로 먹을 때도 맛있는 마제소바 집이다.
내가 주로 먹었던 지점은 강남, 역삼점인데 이 곳에선 만두나 멘보샤같은 튀김류와 함께 곁들이면 조합이 좋다.
리뷰용 사진이라 퀄리티는 좀 아쉽지만 맛은 보장한다. 점바점이 있을 수 있지만 매콤달큰한 면에 다시마 식초를 넣으면 화룡점정이다. 그리고 마제소바를 먹는 이유이자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 있다. 면을 다 먹고 남는 양념에 밥을 비벼먹는 피날레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식당이기도 하다. 가장 호불호가 적을 것 같은 마제소바 집이다.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31길 17
문래동 주민들에겐 너무나 유명한 로라멘이다. 가장 인기 메뉴인 돈코츠라멘도 먹어봤지만 나에겐 마제소바가 1등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보이는 블루리본이 이 집의 맛을 증명해주는 듯 하다. 양도 적당하고, 밥추가 후 남은 양념들을 모두 흡입하고 나면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준다. 라멘을 든든하게 먹는다고는 잘 표현하지 않는데 로라멘의 마제소바는 든든하다. 문래동에 찾으신다면 꼭 들러보시길 바란다.
여담으로 마제소바를 너무 좋아해 일본 친구에게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신나게 설명하다 갸우뚱해하며 그게 뭐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생각보단 일본에서는 대중적인 음식이 아닌 것 같았다. 그 때 마제소바가 타이완 마제소바라고 불리고, 소바면이 아닌 우동면을 주로 사용하는데 왜 마제소바라고 부르는지 처음으로 의문을 갖고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약간의 매콤함과 면으로도, 밥으로도 즐길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같은 음식이기에 한국인에게 더 잘 맞는 음식인 듯하다. 들어가는 재료가 다양한 만큼 만드는 법도 복잡해 좀처럼 요리로는 시도하지 못한 음식 중 하나인데, 육식맨님의 영상을 보고 해볼까?하던 작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마제소바는 그냥 사먹자.
맛있는 마제소바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공유해주시길 바란다.
음식과 즐길 수 있는 음악 두고갑니다. 맛있는 식사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