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 있으면서 두쫀쿠 사는사람

나도 먹어 보고 싶다고

by 방감자

사건의 전말: 두쫀쿠 열풍에 여자친구가 사달라고 은근히 눈치주는 상황


요즘 유행하는 디저트란다.

남들은 다 먹어봤는데, 자기는 아직 못 먹어봤단다.

그러더니 두쫀쿠 영상을 태그하고 안사주면 안될 것 처럼 한다.


문제는 내가 견과류를 못 먹는다는 사실이다.

먹으면 얼굴에 뭐가 난다. 확실하진 않지만 피스타치오가 문제인듯하다.

두바이 뭐시기 초콜릿도 애초에 손도 안 댔다.

나한텐 피스타치오는 그냥 못먹는 음식이다.


사실 맛이 궁금하긴 하지만 이렇게 열풍에 휩쓸려 사긴 싫었다.

하지만 두쫀쿠를 사야 할 것 같은 상황이 됐다.

지난 주말,

두쫀쿠를 파는 매장을 네 군데나 돌았다.

결과는 모두 품절.


이쯤 되면 오기가 생긴다.

대체 이게 뭐길래 줄도 서고 가격은 버거킹 와퍼주니어 단품인건가


결국 못 사줬다.

여자친구는 아쉬워했고,

나는 괜히 미안해졌다.

그러다 집 근처에

두쫀쿠를 예약제로 파는 카페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바로 예약 완료.

image.png

디저트도 잘 안먹는데 못먹는 음식을 예약까지 해서 주문하다니

나도 참 대단하다. 이건 사랑보단 오기에 가깝다.

고작 두바이 뭐시기에 지고 싶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게 뭐라고

예약을 하고,

일주일을 기다리고,

두 개에 15,000원을 써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예전 허니버터칩 한조각만 중고거래했던 짤이 떠오르기도 한다.


여자친구는 말한다.

“나 빼고 다먹어봤대"


승부욕에 장작을 넣었다.

내가 만약 알러지가 없었다면 나도 먹고 싶지 않았을까?

아니, 사실 나도 먹고 싶다.

피부 잠깐 올라오고 그냥 먹을까 생각도 했는데,

이러면 또 내가 지는 것 같아서 싫다.


아마도 이건

맛의 문제가 아니라

유행에 뒤처진 사람이 되는 기분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두쫀쿠를 사는 이 과정에서

나는 여러 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결국 샀다. 두 개, 15,000원 내 점심 식대보다 비싸다.\

IMG_1073.JPG
IMG_1072.JPG
난 아직 무슨 맛인지 몰라...


다행히 맛있다고 한다.

하루정도 두쫀쿠로 생색낼 수 있다.


살다살다 내가 예약하고 디저트를 먹은 사오다니,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뭔가.


견과류 못먹는 사람을 배려한 두쫀쿠도 나왔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팥에다가 뭐 섞어서,,뭐 그런,,,

그냥 찰떡파이 먹을란다.


오늘의 플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