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온 김치

그 끝은 항상 엄마입니다

by 유레카

7월 한여름, 바람은 숨을 고르고 햇살은 숨이 턱 막히도록 쏟아집니다.

그 무더운 오후, 나는 늘 엄마를 떠올립니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자전거에 올라, 동네 밭으로 향하시는 모습.

그 풍경은 한여름의 어느 한 장면이자, 엄마의 삶 그 자체입니다.


밭에 도착한 엄마는 땀을 닦을 틈도 없이 상추를 따고, 오이 넝쿨을 살핍니다.

토마토는 햇볕을 머금고 점점 붉어지고, 옥수수는 키를 넘기며 바람에 잎을 흔듭니다.

밭 끝에서 불어오는 흙냄새는 따뜻하면서도 다정한 여름의 향기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자식들을 위한 한 끼가 그렇게 자라납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엄마는 손수 김치를 담그십니다.

강하지 않은 양념, 부드러운 간,

무더운 날씨에도 손이 많이 가는 그 일을

당연하다는 듯이 해내시는 엄마.


과학적으로 김치는 유산균이 만들어내는 발효식품입니다.

적당한 염도와 온도, 시간의 경과가 맛을 완성하지요.

하지만 엄마의 김치에는 그런 계산 말고도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마음의 농도입니다.

배려가 조금 더해진 간, 정성이 깊게 밴 손맛,

그리고 오래도록 축적된 손끝의 기억.


나는 밥상 앞에 앉아

그 김치 한 젓가락을 입에 넣습니다.

차지게 씹히는 상추 줄기와, 은은하게 퍼지는 오이의 향,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하루의 수고를 떠올립니다.


엄마는 늘 조용히 사랑을 건넵니다.

소리 내지 않고, 표시 내지 않고.

하지만 나는 압니다.

그 밭에서 시작된 하루가

식탁 위 김치 한 접시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이 흘렀는지를.


텃밭에서 온 김치, 그 끝은 항상 엄마입니다.

햇살보다 뜨겁고, 바람보다 부드러운 마음.

엄마의 여름은 오늘도 그렇게 나를 향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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