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S. Mill의 자유론 해제(5)

인류의 복리를 위해 필수적인 개성

by 이동민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의 많은 부분은 J. S. Mill의 자유론에 빚지고 있다. 중등교육(현 대통령은 이것을 중학교라고 생각하지만 고등학교까지이다)을 마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에 대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허용, 그리고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이라고 답한다. 이는 정확히 J. S. Mill의 자유론에 나오는 표현이다. Mill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제3장을 시작한다.


이제 우리가 다음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인간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모든 결과를 스스로 감수하는 한, 자신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 데 자유로워야 하는가, 즉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육체적이거나 도덕적인 방해 없이 자신의 의견을 삶 속에서 실행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하는가의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다.
let us next examine whether the same reasons do not require that men should be free to act upon their opinions - to carry these out in their lives, without hindrance, either physical or moral, from their fellow-men, so long as it is at their own risk and peril.
- John Stuart Mill, 《On Liberty》p.46




Mill은 앞에서 살펴본 사상의 자유는 절대적인 허용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로 행동의 자유는 일정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행동에는 다른 사람의 권리가 연관되어 있고, 더 넓게 보자면 어떤 행동은 질서유지나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Mill은 곡물거래상의 예를 들었다. 곡물을 미리 비축해 두었다가 가격이 오르면 높은 금액을 받고 식량을 파는 곡물거래상을 비판하는 행위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지만, 굶주림에 지쳐 곡물거래상의 집 앞에 모인 군중을 상대로 같은 비판을 하는 행위는 금지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상황에 따라 같은 '의사표시 행위'라도 제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집에서 혼자 폭식을 하는 행위는 그 사람의 절대적인 자유이지만, 단식투쟁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폭식을 하는 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자신의 사상을 표현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목적에 있어서 오로지 남을 비방하기 위해 행해진 것이고, 방법에 있어서 덜 폭력적인 수단이 있음에도 폭력적 표현행위를 한 것이며, 효과에 있어서 건강하지 못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 외에 아무런 효능이 없다면 그런 표현을 저지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행동의 허용범위는 어디까지일까? Mill은 그 대답을 하기 전에 행동의 최대한 허용을 주장하기 위해 개성을 끌어 온다. '개성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으면 인류의 진보는 없다. 행동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것은 개성 발전의 필수 조건이다. 따라서 인류의 진보를 위해 자유를 최대한 허용해야 한다.'라는 논리 구조를 위해 개성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은 세태를 지적하고, 그것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리고 1800년대에 쓰인 이 글은 우리에게도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개인이든 가족이든,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일에서만이 아니라 오직 자신과만 관련된 일들에서조차도, 내가 무엇을 더 선호하고, 나의 개성과 성향에 맞는 것이 무엇이며, 나의 능력을 최고로 발전시키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무엇인지를 자기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 그런 것들 대신에, 그들은 나의 위치에 어울리는 것이 무엇이고, 나와 같은 지위와 경제적 수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하는 것이 무엇이며,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심하게도) 나보다 더 나은 지위와 경제적 수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무엇을 하는지를 묻는다.
Not only in what concerns others, but in what concerns only themselves, the individual, or the family, do not ask themselves - what do I prefer? or, what would suit my character and disposition? or, what would allow the best and highest in me to have fair play, and enable it to grow and thrive? They ask themselves, what is suitable to my posisition? what is usually done by persons of my station and pecuniary circumstances? or (worse still) what is usually done by persons of a station and circumstances superior to mine?- John Stuart Mill, 《On Liberty》p.46


Mill이 활동하던 초기 산업사회에는 기계화와 대량생산으로 인한 탈인간성, 몰개성이 문제였다면 현재는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개성의 일원화가 문제이다. 행복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젊은 세대는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사진을 찍어서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파산을 하더라도 수리하지도 못할 비싼 외제차를 산다. Mill의 말대로 천재성은 개성의 표현이 장려될 때 발현된다. 모든 수재들이 의사, 변호사만 하겠다고 매달린다면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과학자나 철학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 이에 대해서는 Freedom of Expression and Religious Hate Speech in Europe, Erica Howard(2019)의 서평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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