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이 걱정해 줘서.
요즘 너무 피곤해서 쉬는 시간엔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봅니다. 책은 마음을 시끄럽게 하지 않아서 참 좋은데 유튜브는 '훨씬 수동적으로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만큼'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어마어마하게 무지한 댓글이 그 비용입니다. 인터넷 댓글을 보고 있으면 언론이 얼마나 무서운 지, 그리고 그 언론에 세뇌된 무지렁이들은 얼마나 더 무서운 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부자를 걱정하는 빈자들의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상속세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났네요. 아마 내지도 않을 상속세 생각만 해도 배가 아픈가 봅니다. '통계청 자료' 및 '상속 및 증여세법'을 인용해서 왜 빈자들이 부자들을 걱정한다고 하는지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상속이 궁금하신 분들, 그리고 언론의 힘을 체감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좋은 글이 되겠네요.
우선 상속세의 계산 방법이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여기에 상속의 모든 계산 방법을 적어 놓으면 아마 대부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도망을 갈 겁니다. 그러니 현실에 있을 법한 사례를 기준으로 설명을 드릴게요. 아마 사례 몇 가지만 보면 자신이 받을 재산 또는 자신이 내야 할 상속세의 '개산(오타가 아닙니다)'이 가능하시리라 믿습니다. 대략적인 부분만 아시고, 나머지는 그냥 속 편하게 세무사나 회계사나 변호사를 찾아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논의를 간단하게 하기 위하여 모든 상속 재산은 부동산이라고 합니다. 금융자산이 상속되면 더 적은 세금을 냅니다.
그냥 생각해 봤을 때,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사실은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유는 뒤에 밝히겠습니다). 상속재산 10억 중 5억은 일괄 공제됩니다. 그러니까 5억 미만으로 재산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상속세를 내지 않으시니까요. 끝이 아닙니다. 배우자가 살아있으므로 배우자의 상속지분 4억 3천만 원이 전액 공제됩니다. 벌써 9억 3천은 날아갔습니다. 장례비로 1천 만 원 정도 썼다면, 6천만 원에 대한 세금이 나옵니다. 놀랍게도 6천만 원에 대한 상속세는 6백만 원입니다. 3억 가까이 상속을 받는데 1인당 내는 세금은 2백만 원 내외입니다. 엄청난 불로소득이 아닙니까. 일은 망자가 했는데 말입니다.
선심 좀 쓰겠습니다. 상속재산이 20억이고, 배우자가 살아있으며 자녀가 1명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5억이 일괄공제 되고, 배우자의 상속분 12억이 전액 공제됩니다. 3억만 남았네요. 3억 원에 대한 상속세액은 별다른 공제가 없어도 5천만 원입니다. 총 20억 원이나 상속을 받으신 분들이 합해서 5천만 원도 못 내겠다고 해서야 되겠습니까?
자녀만 상속을 받는다면 세금을 좀 냅니다. 그렇다고 너무 놀라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빈자들이 걱정하는 만큼 '우리나라가 공산당'이라고 생각할 만큼 많이 내지는 않거든요. 상속재산 10억 중 5억이 일괄공제 됩니다. 장례비 등 일체의 지출이 증빙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종 상속세는 9천만 원입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이 상속재산이 5억이 안 된다? 그러면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푼도 내지 않으니까요.
그럼 제가 왜 인터넷 댓글을 혐오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간한 우리나라 '가계금융복지조사보고서'를 토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안 믿으신다면 그건 자유지만 저의 주장을 반박하시려면 통계청보다 그럴듯한 근거를 대셔야 할 겁니다. 상속재산은 순자산을 기준으로 평가되니까 우리나라 가구의 순자산 보유액을 한 번 보겠습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순자산은 456,020,000원입니다. 반올림해도 5억입니다. 5억이면 기억하시죠? 상속세를 내지 않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요.
구간별 가구분포를 보면 더 황당합니다. 10억 이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개인이 아닙니다)'는 2022년 기준으로 상위 11.4%입니다. 그러니까 88.6%는 상속세를 1억 미만으로 냅니다. 상속받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합해서 1억 미만으로 낸다는 말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70.8%는 상속세를 죽을 때까지 걱정조차 할 필요가 없습니다. 놀랍게도 (동시에 놀랍지 않게도) 저기 댓글을 달고 있는 키보드 전사들 10명 중에 7명은 상속세를 내고 싶어도 못 내고, 10명 중에 9명은 상속세를 거의 내지 않습니다. 상속 문제로 상담을 오는 의뢰인들은 '상속세' 걱정을 그렇게 많이 하십니다(심한 경우에는 빚만 있는 사람도 걱정합니다). 언론이 상속세를 악마화시킨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부자가 얼마나 부럽습니까? 빈자들이 알아서 걱정해 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