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별 것 없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만 보이는 지점이 있습니다. 저도 특정 분야에서 조금은 일했던지라 그 분야에서 일한 사람만 아는 사소한 오류가 보입니다. 아무리 작은 오류라도 한 번 출판되고 나면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건 잘 알아두셔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아무쪼록 작가로 활동하실 브런치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법률가로서 가장 거슬리는 오류입니다. 물론 헌법 1조 1항이라고 쓰나, 헌법 제1조 제1항이라고 쓰나 대부분의 독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큰 오차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법률과 관련된 근거를 들 때에는 접두사 '제-'를 반드시 기재해야 합니다. '제-'는 차례를 나타내는 접두사로, 이것을 기재하지 않으면 1개의 법률조항인지 첫 번째 법률조항인지 불분명해집니다. 오히려 법률의 해석에 있어서는 '제-'를 기재하지 않으면 1개의 법률조항을 뜻하므로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first를 one이라고 적지 않듯이 '제-'를 빼먹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제 문제' 등에서 쓰이는 '제'는 '여러'의 뜻을 나타내는 관형사이기 때문에 띄어쓰기를 하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언론도 잘못 사용하는 사례입니다. 녹취록은 '녹음을 글로 옮긴 문서'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녹취록을 틀었다' 또는 '녹취록을 들었다'라는 표현은 '책을 들었다'라는 표현만큼 아주 잘못된 표현입니다(오디오북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녹취 파일을 들었다' 또는 '녹음 기록을 틀었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많은 언론도 녹취록을 자꾸 틀어주는데, 그건 틀어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적'이라는 표현이 법률에는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적(的)'이라는 표현은 일본식 표현으로 순화해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이 부분은 저도 잘 되지 않아 반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직이 사용하는 용어는 일본으로부터 들어온 것이 많아 순화하는 것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갑상선도 갑상샘으로 갑상샘은 다시 목밑샘으로 순화되듯, 지적 재산권도 하루빨리 지식 재산권으로 순화되었으면 합니다. 비슷한 라틴어 오류로는 '알리바이'가 있습니다. '알리바이'는 '현장부재증명'으로 순화되어야 하고, '알리바이가 있다(have an alibi)'라는 영어식 표현보다 '현장에 있지 않았음을 증명했다'라는 표현이 훨씬 오류가 적습니다.
인상착의는 인상과 착의를 합한 말입니다. 따라서 인상착의는 사람의 생김새만 뜻하는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당시 착용하고 있던 옷가지까지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비슷한 오류로는 '애환'을 들 수 있습니다. 애환은 슬픔과 기쁨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기 때문에 '이산가족의 애환'이라는 말은 용법에 맞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