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와 환자에 관한 유명한 우스개 소리가 하나 있다. 한 환자가 있었다. 그는 평소 치아 관리를 게을리한 탓인지 어느 날 어금니가 썩어 뽑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환자는 치과 의사에게 물었다.
"발치에 얼마나 걸릴까요?"
의사가 친절하게 대답했다.
"5분 정도 걸릴 겁니다."
환자가 다시 물었다.
"비용은 얼마나 할까요?"
의사는 다시 친절하게 대답했다.
"10만 원입니다(실제 발치 비용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우스개 소리임을 기억하자)."
환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따졌다.
"아니 무슨 5분도 안 걸리는 일에 10만 원이나 받으십니까?"
의사는 친절함을 잃지 않은 채 대답한다.
"환자분께서 원하시면 30분에 걸쳐서 뽑아드릴 수는 있습니다."
이 이야기와 정반대 되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출산 때문에 잠시 임시 교사가 담임을 한 적이 있었다. 출산 휴가를 마치고 바로 복직을 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물었다.
"잠시 계셨던 담임 선생님 말씀은 잘 들었니?"
한 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님의 그 질문에 대답했다.
"네, 선생님. 그런데 선생님보다 피아노는 못 치셨어요. 그 선생님은 글쎄 두 손으로 치시더라니까요(다시 말하지만 우스개 소리다)."
일을 하다 보면 왜 빨리 서면을 써주지 않냐고 닦달을 하는 사람이 있다. 법적 공방에서 서면은 돌이킬 수 없는 진술을 의미한다. 아무렇게나 쓰면 앞뒤의 주장이 꼬이고, 자신의 주장이 자신의 다른 주장을 탄핵하는 경우도 많다. 발치를 느리게 하는 것이 제값을 하는 것이 아니듯, 피아노를 한 손으로 치는 것이 능숙하다는 증거가 아니듯, 우리 일도 그렇다. 소장과 준비서면이라는 마스터피스가 나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닦달하면 더 좋은 서면이 나올 것 같은가? 자신의 전문성을 제대로 인지하는 자만이 다른 사람의 전문성을 이해할 수 있다. 어쭙잖게 아는 사람이 의사 말을 무시하고 변호사 말을 무시한다.
2. 특유의 까칠함이 있는가?
'의뢰인이나 환자에게 막대하는가'가 아니다. 반대로 '의뢰인과 약간의 날을 세우더라도 의뢰인을 위하는 소신이 있는가'이다. 세간에서 말하는 '돈 잘 버는 변호사'는 크게 셋 중에 하나이다. 첫째 일 처리가 깔끔해서 능력(전관 등의 간판도 넓은 범위에서의 능력이라고 한다면)으로 다른 사람을 압도하는 변호사가 있고, 둘째, 영업에 특화되어 많은 사건을 수임하는 변호사도 있다. 세 번째는 최악인데 패소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사건도 수임하는 변호사이다. 소송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하거나 소송을 만류하는 변호사, 그것도 아니라면 스스로를 레드팀(Red team)으로 만들어서 깐깐하게 질문하는 변호사가 제대로 된 변호사이다. 다른 전문 직종에 대입해도 마찬가지이다. 전문가는 금전적 이익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특유의 소신(까칠함)이 있어야 한다.
3.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사회에 공헌하는 바가 없다면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범죄 행동을 분석하는 전문가는 있어도 범죄 전문가, 대도(大盜)나 연쇄살인마를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음은 당연하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여 간접적으로, 극도의 이윤추구를 함으로 인해 현실 경제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자들도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일상의 언어로는 투자 전문가 따위의 말이 존재하지만 투자로 누군가 큰돈을 벌었다는 것은 반대로 누군가 그만큼의 돈을 잃었다는 뜻인데 그런 자들에까지 전문가의 타이틀을 달아주기는 약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4. 행복한 사람인가? 친절함을 잃지 않는가?
밝은 얼굴의 인사 한 번만 받아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은 것이 인간 본성이다. 내가 스스로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과는 별개로 어떤 사람이든 기분 좋게 대하는 사람에겐 기분 좋게 응대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특별히 무례하게 첫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아니라면 기분 좋게 응대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스스로가 전문가라고 생각하든 타인에 의해 전문가라고 불리든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인데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전문직의 정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눈치챘겠지만 전문가와 전문직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다시 말하지만 '전문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전문가에 대해 간단하게 말해 보았다. 조급함을 갖지 말자. 그리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