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성은 타고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믿기 힘들 뿐만 아니라(믿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범죄를 예방하려는 정책에도 많은 비판이 가해진다. 이와 다르게 비정상적인 성격 유형이 1차적 요인이 되어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론이 있다. 범죄 원인론에서는 이런 주장을 통틀어 심리학적 범죄 원인론이라는 묶음으로 분류한다. 사실 심리학적 범죄 원인론은 많은 부분에서 사회학적 범죄 원인론과 구별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발달 과정에서 타인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행동주의 학습이론은 심리학이기도 하고 사회학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이 분류를 포기하고 심리-사회적 범죄 원인론이라고 묶어버리기도 한다.
프로이트가 남긴 유산
심리학적 범죄 원인론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론은 정신분석학적 이론이다. 물론 많은 부분이 과학적인 다른 것으로 밝혀져 이론이 예전과 같은 위상을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이트는 아이가 일정한 심리적 발달 단계를 거치는데, 해당 단계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습득하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서 이상적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아이는 처음 태어나서 원초 자아(id)만이 존재하는 시기가 있는데 프로이트는 이를 구강기(oral stage, 또는 phase)라고 불렀다. 구강기에는 id에 의한 충동과 욕구만 존재한다. 그리고 그 충동과 욕구는 생존에 관한 것이다. 생존에 관여하는 기관은 입으로 이가 나기 전인 초기에는 빨기, 이가 난 후기에는 씹기가 욕망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이 욕망을 해소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 키스, 흡연(초기의 빨기 결핍), 독설, 물어뜯기(후기의 씹기 결핍) 등의 반복적 이상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태어난 후 1세에서 3세 정도까지의 기간을 프로이트는 항문기(anal stage)라고 명명했다. 항문기에는 제대로 배변을 하는 행위(초기), 필요할 땐 배변을 참는 것(후기) 등을 통해 자율성을 습득한다. 초기 배변 결핍이 발생하면 배출 욕구가 채 해소되지 못하여 성인까지 미뤄지고 이는 무절제하고 충동적인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배변을 참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것이 성인에 이르러 융통성이 없고 고집스러우며 지나치게 깔끔한 성격을 형성할 수 있다.
항문기가 끝나면 5세까지는 남근기(phallic stage)가 이어진다. 남근기에는 보통 부모의 가치 체계가 자신의 초자아(superego)로 이식된다. 부모의 가치체계를 내면화하면서 특히, 아버지의 가치체계를 제대로 내면화하지 못한 남자아이는 아버지를 경쟁상대로 여기면서 거세 불안(castration axniety; 여자아이는 남근 선망(penis envy))이 나타난다. 그럴 경우 성인이 되어서 지나치게 남성성에 집착하고 힘을 과시하는 성격이 되기 쉽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프로이트의 이론
하지만 이런 프로이트의 이론은 의학과 과학이 발전하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특히 여자와 남자의 차별을 둔 것에 엄청난 비판이 가해진다), 많은 부분은 의학적 설명으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맥락을 파악하여 논리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초자아는 배외측 전전두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로, 탐닉 기전의 원초 자아는 중뇌 변연계(mesolimbic system)로 대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