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인가 치료인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범죄와 유전이 일정한 수준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은 꾸준히 주장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즉 어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가 될 것인지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정책을 지지해야 할까? 그리고 만약 우리가 그들을 아픈 사람으로 분류한다면, 처벌이 필요할 것인지 치료가 필요할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될지도 모른다.
범죄자들에게 인권은 없다.
만약 밝혀지지 않은(혹은 불완전하게 밝혀진) 생물학적 원인이 범죄의 유일한 원인이라면 그들의 행동은 교정할 수 없다. 아무리 사회화를 해도 유일한 생물학적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그런 조치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것에 머무른다. 초기 생물학적 범죄 원인론을 주장한 학자들은 그들이 생각한 생물학적 원인이 범죄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우생학에 근거하여 열등한 종의 절멸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지지했다.
대표적으로 후튼(Earnest Hooton)을 들 수 있는데 그는 범죄자가 어떤 신체적 특징을 공유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한 인종이 범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는 인종차별에 반대했고 반나치 운동에 참여할 정도로 일찍 깨우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첫째, 열등한(inferior) 인간인 상습범은 치유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영원히 감금되어야 하고, 번식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둘째,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금은 인도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만약(감금이 인도주의적이어야 한다면서 만약이라는 표현을 실제로 사용했다) 그들이 살아야 한다면 제한된 지역 안에서 그들끼리만 생존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후튼은 반나치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나치즘에 동조한 자들에 대해서도 사형 또는 종신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단의 주장은 반대쪽 극단의 주장과 어느 정도는 맞닿아 있는 법이라는 사실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만약 그들이 정말로 아픈 것이라면?
만약 범죄자들이 진실로 '병리적' 상태에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교도소에 수감할 권리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아야 한다. 하버드 대학의 조슈아 부크홀츠(Joshua Buckholtz)의 연구를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Disrupted Prefrontal Regulation of Striatal Subjective Value Signals in Psychopathy(2017)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1)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al)가 보내는 주관적 신호는 일반인보다 강하다.
2) 내측 대뇌피질-선조체(medial cortico-striatal) 연결성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자들에게서 약하게 나타난다.
3) 정신질환자들에게서는 선조체 활성의 대뇌피질-선조체 통제는 일반인들보다 자주 교란된다.
4) 대뇌피질-선조체 통제가 감소하면 범죄로 이어진다.
선조체는 대뇌피질로부터 신호를 받아 자발적인 행동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뇌의 부분이다. 대뇌피질(cortex)에서 선조체(striatum)에 전기적 신호를 보내면 선조체는 외부 담창구(Globus pallidus external segment, external globus pallidus)와 내부 담창구(Globus pallidus internal segment, internal globus pallidus)로 각 신호를 보낸다. 외부 담창구로 보낸 신호는 그 연결망을 따라 흥분성을, 내부 담창구로 보낸 신호는 그 연결망을 따라 억제성을 담당한다.
쉽게 말하면 대뇌피질로부터 온 신호가 선조체에서 갈라져 나와 행동을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맥락에 맞기보다는) 본인의 주관적 신호를 강하게 보내고 대뇌피질-선조체(medial cortico-striatal)의 연결성도 약하고 교란되기 때문에 행동의 통제가 일반인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우리는 범죄자의 두뇌 배선(brain wiring)을 바로잡는 일을 해도 되는 것일까?
참고문헌
1) Crime and the Man, Earnest Hooton, 1939
2) Right/Wrong: How Technology Transforms Our Ethics, Juan Enriquez, 2021
번역서 무엇이 옳은가, 후안 엔리케스, 2022
3) Disrupted Prefrontal Regulation of Striatal Subjective Value Signals in Psychopathy, Jay Hosking et al.,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