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본 사례

by 이동민

저작권이 인정되기 힘든 사례는 많지만 아래와 같이 유형화할 수 있다. 첫째, 사상이나 감정이 충분히 표현되기 힘든 제목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기 힘들다. 만약 모든 제목에 저작권을 부여한다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제목은 끝없이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공동 저작자 중 1인이 다른 공동 저작인의 동의 없이 이를 사용하더라도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부당이득의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셋째, 기존에 널리 퍼져있는 아이디어나 소재를 이용하거나 기존에 창작된 저작물을 기반으로 2차 저작물을 만든 경우 보호에 제한이 발생한다. 자세한 판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상이나 감정이 충분히 표현되기 힘든 제목의 경우



대법원 1977. 7. 12. 선고 77다90 판결

원심은 원고의 만화제명 “또복이”는 사상 또는 감정의 표명이라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로서의 보호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는 바, 기록을 정사하여 보아도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는 소론 저작물에 관한 법리오해나 저작권법의 해석을 잘못한 위법이 없고, 원판결에는 소론 심리미진의 위법이나 이유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위법도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만화 제목 '또복이'는 사상이나 감정이 충분하게 표현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마찬가지의 사례로는 소설 제목 '애마부인', 연극 제목 '품바', 상호 '크라운'도 같은 이유로 저작권의 침해가 아니라고 보았다.







2. 공동저작물의 사용에 관한 경우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도16066 판결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 전문은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그 저작재산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행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어디까지나 공동저작자들 사이에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단일한 공동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행사하는 방법을 정하고 있는 것일 뿐이므로, 공동저작자가 다른 공동저작자와의 합의 없이 공동저작물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공동저작자들 사이에서 위 규정이 정하고 있는 공동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의 행사방법을 위반한 행위가 되는 것에 그칠 뿐 다른 공동저작자의 공동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까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저작물의 공동저작자인 피고인이 다른 공동저작자인 고소인과의 합의 없이 이 사건 저작물을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구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공동저작자 사이의 저작재산권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공동저작물이란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공동저작자란 공동저작물을 창작한 자들을 말한다. 이런 공동저작물은 공동저작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여 이용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공동저작자 1인이 이런 합의 없이 무단으로 저작물을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없고, 저작물의 이용방법에 대한 위반이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부당이득 부분이 있다면 이를 반환해야 할 의무 내지는 손해배상의 책임만 진다고 보았다.







3.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아 보호받지 못한 사건


탄줘잉(외 1명 포함)은 기존의 미담을 소재로(그중 몇 가지는 탄줘잉이 직접 만들어낸 이야기) '일생요주적99건사'라는 제목의 책 썼고, 이 책에 대한 저작권을 '썬양왠류쑤칸파싱 요우시엔꽁스'(일종의 유한책임회사)에 양도하였다. 주식회사 위즈덤하우스는 중국에서 이 책을 접한 후, 출판을 맡은 북경 출판사에 연락을 하여 판권 사용허가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북경 출판사는 출판만 맡았을 뿐 사용허가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권한은 여전히 썬양왠류쑤칸파싱 요우시엔꽁스에 있었다. 주식회사 위즈덤 하우스는 위 99가지 미담 중 45개를 발췌하였고, 그 외에 4가지 이야기를 더하여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책을 발행하였다. 썬양왠류쑤칸파싱 요우시엔꽁스는 주식회사 위즈덤하우스에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대법원 2012.2.23. 선고 2010다66637 판결

이 사건 중문 서적에 수록된 이야기들 중 2번째, 4번째, 7번째 및 28번째 이야기(이하 ‘2번째 등 이야기’라고 한다)는 갑 제37호증에 있는 원저작물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였을 뿐이고 그 표현 형식에서 저작자 스스로의 정신적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만한 구체적인 표현을 가미하거나 수정한 내용이 거의 없어서 원저작물에 다소의 수정·증감을 가한 것에 불과하므로 독창적인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중문 서적에 수록된 이야기들 중 2번째 등 이야기가 창작성이 있는 독창적인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2차적 저작물의 창작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 위즈덤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이 사건 중문 서적에 수록된 이야기들 중 2번째 등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원저작물의 내용을 알 수 없거나 중국인 탕줘잉(覃卓 )이 스스로 창작한 것으로 보여서 독창적인 저작물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나머지 이야기들 부분에 관한 피고 위즈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대법원은 문제가 된 45가지 이야기 중 2번째, 4번째, 7번째, 28번째 이야기는 기존의 미담을 그대로 가져온 것에 불과하고 탄줘잉 등이 정신적 노력을 투입하여 저작물로 보호될만한 수정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 네 이야기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부정했다. 환송 후 원심에서는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합4393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0. 7. 1. 선고 2008나68090 판결, 대법원 2012.2.23. 선고 2010다66637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1. 23. 선고 2012나24622 판결을 거쳐 대법원 2013.7.12. 선고 2013다22775 판결에서야 확정되었다. 환송 후 원심은 2012나24622 판결을 말한다) 4개 이야기뿐만 아니라 22개 이야기가 기존의 미담을 다소 수정한 것에 불과하여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손해배상 금액도 4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대폭 감소되었다.



*판례에 나오는 '잘 사용하지 않는 일본식 표현', 틀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올린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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