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없는 아이를 위한 그림책 테라피
“선생님, 저는 아무래도 안 돼요. 다 싫어요”
저에게 재잘대며 민아는 말을 잘 겁니다. 이말 저말 끝에 고해하듯 말을 했어요.
두어 달 동안 여러 그림책을 읽어주며 눈을 맞추어 와서인지 자기의 마음을 털어놓았죠. 실제로 반에서 스스로 고립되어 가는 아이의 어머니께 상담을 청했어요.
“3학년이 되고 나서 갑자기 의기소침해졌어요. 그냥 친한 친구가 다른 반이 되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죠. 요즘 왠지 부정적이고 자신감이 부쩍 없어진 것 같아요. 좋아하던 책 읽기도 흥미 없어지는 것 같아 너무 걱정입니다.”
초등 3학년은 2학년 때와 교과서 체계가 다릅니다. 전담 선생님이 생기고 과학실에 가서 과학 실험을 하는 3학년의 학교생활은 2학년과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생소한 경험을 하는 학기 초에 방향을 잃은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고, 친구와 어울리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방치하면 점차 자아존중감과 집중력에도 크게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자신감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민아처럼 학기 초는 학교생활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공부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실패와 좌절로 이어질 경우 자기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무기력해질 수 있습니다.
빨리빨리 우리나라 국민 정서가 선행학습으로 나타나 많은 문제를 만들고 있어요. 남이 장에 가니까 나도 장에 가는 것처럼 옆집 아이가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이니 아이가 삐뚤어지죠. 옆집 아이만큼 능력이 되지 않은 우리 아이, 옆집 아이처럼 되고 싶지 않은 우리 아이. 생각이 다른 아이가 공부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의 적성이나 자질을 생각한 이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속도를 높여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아이가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를 봐주고 인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을 빨리 많이 읽는 것보다 바르게 천천히 읽도록 기다리는 것이 좋아요.
빨리 읽게 하려고 속독 학원을 보내지 마세요. 많이 읽게 하려고 무리하게 다독상에 도전하지 마세요.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기 위한 정독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보다 앞서는 속도보다 기다림이 우리 아이에게 필요해요.
"아침 운동을 오늘도 했구나. 열심히 노력했어, 멋있어!"와 같은 말을 통해 자녀의 노력을 인정해 주세요.
질 바슬레의 『후다닥닥닥 기사』라는 그림책을 부모님들께 권하고 싶어요. 달팽이 기사가 전쟁터로 빨리(?) 향하는 과정을 너무 재미있게 그렸어요.
겨우 길을 나선 후다닥닥닥 기사 달팽이는 공주를 구하고, 길 잃은 소녀에게 길을 가르쳐 주고 버섯에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새기느라 전쟁터에 늦게 도착합니다. 마침내 전쟁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에 점심시간이 되어 버렸고 전쟁은 더 이상 급한 일이 아닙니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 앞만 보면서 달려가야 하는 우리 아이에게 위로가 될 것입니다. 어른 기준에서 느리다고 느낄 뿐이지 아이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스케줄이 전쟁 같은 하루하루일 수 있어요.
실제로 있었던 일 속에서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 숨어 있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세요. 자녀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자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내가 이야기하면 엄마가 잘 들어준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아이가 말을 할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가 하는 ‘말’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자녀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 그것은 상당히 어려울 거야"와 같은 말을 통해 자녀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인정은 자녀의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어?"
이런 질문들은 자녀가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질문들을 통해 자녀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고, 그 감정에 대한 적절한 대처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감정을 읽어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함께 찾아보세요.
자녀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했을 때, 함께 그 감정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찾아보세요. 둘이 머리를 맞대어 문제를 해결하면 자녀의 자신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자녀와 부모 간의 신뢰를 깊게 쌓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와 싸워서 학교에 가기 싫다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볼까요?
"어떤 일이 있었어? 왜 그런 일이 일어났어?"라고 질문을 하면
아이는 “내가 가만히 있는 데 걔가 먼저 욕을 했어요.”
“어머, 너무 속상했겠다. 엄마라면 그 아이와 똑같이 욕했을 것 같아.”처럼
자녀의 이야기에 잘 듣고 공감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어서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와 같은 질문을 하면 아이의 입에서 “내가 먼저 사과할 거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방법을 모을 것 같지만 사실은 아이들 스스로 해결방안을 갖고 있답니다. 자기감정을 잘 읽어내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때 아이들조차도 작은 철학자가 된답니다.
이렇게 함께 문제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자신감이 회복될 것입니다.
끝으로 긍정적인 마무리, 칭찬을 구체적으로 해주세요.
"오늘 이야기 잘해 주었어. 화가 났는데 잘 설명해 줘서 멋지다."와 같은 말을 통해 자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주세요.
아이와 같이 정진영의 『별거 없어!』를 읽어보세요. 이 그림책에서 처음으로 집을 짓는 아기 거미의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나와요.
집 짓는 방법을 몰라 두렵기도 하고, 알쏭달쏭해서 겁부터 먹습니다. 하지만 아기거미는 나름대로 시도를 해 어설프나마 집 짓기에 성공을 해요.
“너도 아기 거미야. 이리저리 흔들면 거미줄이 저기 나무에 걸리고 요기에 걸려서 집이 만들어지는 거야. 너무 겁내지 마.”
그림책을 보고 이런 말을 해 준다면 아기 거미를 자신에게 투영해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임을 완수했을 때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수인 것 아시죠?
민아처럼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아이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자녀의 장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민아는 책을 잘 읽고 동생을 잘 챙기는 어린이입니다. 민아에게 수업 시간에 제가 읽을 줄 책을 정해서 빌려오는 역할을 맡겼더니 학급에서 금방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 되었어요. 가정에서도 쉽게 성취가능한 일을 맡겨 보세요.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주면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장점을 알고, 그것을 자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자신의 장점을 인정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자녀가 할 수 있는 확실하고 작은 일부터 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가 읽은 책 정리하기, 동생 옷 입혀주기 등등
"너는 틀림없이 해낼 수 있어." 끝까지 아이를 믿는다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내보이면 자신감 회복하는 첫 단추를 잘 끼울 것입니다.
"다음에는 꼭 성공할 거야" 혹은 "너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어"와 같은 말을 통해 자녀를 격려해 주세요.
"잘했어!"
"너의 노력이 보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해냈어."
"실수도 하면서 배우는 거야."
"너는 참 감각이 뛰어나!"
이런 칭찬하는 말과 격려하는 말로 자녀의 노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응원해 주세요. 습관처럼 칭찬하는 말을 계속할 때 아이가 자신감을 회복하는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산나 이세른의 『나에게 초능력이 있다면』’은 아이의 재능과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입니다.
레오와 열일곱 명의 친구들이 갖고 있는 멋진 초능력을 읽어보세요. 아이들이 가진 재능과 장점을 초능력으로 표현하였고 자기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내용입니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의 초능력을 찾아보세요.
성장을 위해서는 긍정, 자신감, 자존감, 성실 등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그중 자신감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한 시작점이 되는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강조하고 또 강조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발표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맞는 답이 아닐까 위축되고 틀릴까 봐 걱정하고 있어요.
그런 학생이 되지 않도록
우리 아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세요.
우리 아이가 내 감정에 충실하고 잘 표현하도록 칭찬을 아끼지 말아 주세요.
우리 아이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작은 책임을 맡겨 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자신감의 꽃과 나무를 내 마음속에 밀림처럼 풍성하게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