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옆 짝지가 당신이 알던 그 사람일까요?

우리 몸 세포도 세상처럼 늘 변한다

by 김태진

학부 때 전공은 독어독문학이었다. 아, 베, 체, 데(a, b, c, d)를 지나 등 떠밀리다시피 괴테를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2025년 지금은 독일화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윤활유와 특수유, 세척제 등을 국내에서 독점으로 10년째 제조, 유통하고 있다. 시대도 바뀌고 기업의 주변환경도 달라졌고, 개인 역량도 성장하고 사업도 많이 확장됐다. 화학은 많이 생소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화학제품을 경험하고 매일 사용한다. 세수, 양치질할 때도 치약, 비누를 쓰고, 잠들기 전 아내는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마법 같은 화장품을 정성스레 바른 후 잠든다. 그 옆에 지금 잠들고 있는 옆 짝지에 관한 화학에세이 한 편 소개한다.





“어휴, 저 놈이 누구를 닮아 저렇게 말을 안 듣는지? “ ”어릴 때는 말썽만 일으키다 지금은 어엿한 청년이 다 됐네!” “선배! 이제 결혼 7년 차인데 벌써 남편(아내)과 권태기 같아요!”

한 번씩은 들어본 말이죠? 생전 혹은 현재의 부모님도, 친한 학교 동창들도, 첫사랑의 옛 애인도, 소중한 자식들도 선, 후배도 지금 옆의 배우자도 모두 이전에 알고 있던 바로 그 사람들일까?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이 질문에 대해 과학적으로 명쾌하고 재미있게 한 번 풀어보겠다.




사람은 누구나 별재로 존재하던 두 세포가 결합해 수많은 세포로 분열하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다. 아주 보잘것없는 단백질 주머니가 우리 인간의 소박한 시작인 것이다.

자궁 속에서 40주를 보내면서 두 세포는 극적인 변화를 겪어 26억 개가 넘는 고도로 조직화된 세포 덩어리가 된다.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는 모두 화학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당신을 이루는 세포 가운데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거나, 당신에게 신경 쓰는 세포는 하나도 없다.”

대니얼 데닛(의식이라는 꿈의 작가, 2021년, 바다출판사 Sweet Dreams: Philosophical Obstacles to a Science of Consciousness).

태아는 정상적으로 자라 갓난아기를 거쳐 어른이 되면 몸을 이루는 세포 수는 50조 개가 넘는다. 이는 우주의 천 개 은하에 있는 항성보다도 더 많은 세포가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우리는 모두 한 한 명 한 명이 천 개의 은하이다. 또한, 250개 종류에 달하는 세포가 네 가지 기본조직(상피 조직, 결합 조직, 근육 조직, 신경 조직)과 여러 하부 조직을 형성한다. 여러 조직들이 다시 결합해 일흔여덟 개 정도 되는 기관을 형성하는데, 이 기관들은 주요 기관계 13개와 국소 기관계 7개로 나눤다.




놀랍게도 그 많은 기관 가운데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기관은 다섯 개(심장, 뇌, 폐, 콩팥, 간)뿐이다. 오늘도 우리의 몸은 3000억 개 정도 되는 세포를 만들 것이다. 우리가 출근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늘 피곤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중엔 암세포도 5천 개 정도 나오고(물론 건강한 면역성을 가진 당신은 이 5천 개를 매일 제거할 수 있다.) 사람의 세포는 매일 3억 개 정도 죽는다. 1초에 500만 개 정도가 죽는 셈인데, 그 가운데 많은 수는 그저 다른 세포로 대체된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 몸은 어떤 세포를 언제 어떻게 대체해야 하는지를 알도록 계획되어 있으며 대체적으로 그 일을 잘 해낸다. 사람의 모든 세포와 조직, 기관은 자체 수명이 있어 마트에서 유통 기한을 기준으로 물건을 바꾸듯이 수명이 다한 부분은 새로 바꾼다.




사람의 몸을 이루는 세포들은 그 하나하나가 뉴욕만큼 서울 대도시만큼 복잡한 극미소 세상이다. 그 세상 안에는 수십억 개가 넘는 작은 기계들이 활동한다. 그 속에는 행정 주소, 회사, 창고, 멈추지 않는 차들로 꽉 막힌 거리가 있다. 다시 말해 발전소에서 세포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공장에서는 화학 거래의 필수 기본 요소인 단백질을 만든다. 복잡한 수송차량들이 특별한 화학물질들을 세포 내부에 있는 여러 지점과 세포 외부에 있는 지점으로 운반한다. 경계막을 지키는 보초들은 수출입 시장을 통제하고, 외부 위험 요소를 살핀다. 제대로 훈련을 받은 생체 병사들은 언제라도 침략자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고, 중앙의 유전자 정보는 세포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첫 시작의 세포인 정자는 생성된 뒤에 고작 3~4일만 살 수 있다. 피부 세포는 2~3주 정도만 살 수 있고 적혈구는 3~4달밖에 살지 못한다. 간세포는 모두 교체되는 데는 1년이 걸리며

뼈세포는 거의 7년~13년이 지나야 모두 바꿘다.

하지만 이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아니다. 우리 몸에서 죽을 때까지 살아 있는 세포는 많지 않다. 위벽의 점막 세포들은 언제나 면도칼도 녹이는 강력한 염산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

위벽 세포는 3시간~4시간이면 완전히 새로운 세포들로 뒤덮인다. 혈액 세포는 넉 달쯤 지나면 스스로 파괴되어 사라진다. 결국 우리를 구성하는 많은 세포가 정기적으로 교체되기 때문에

10년마다 우리는 육체적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매력적인가요? 한편으론 슬픈가요? 하지만 우리 몸에서 절대로 교체되지 않고 우리 나이와 똑같은 수명대로 살아가는(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생성되었기에 우리보다 더 오래 살아가는) 세포는 적어도 4종류가 있다. 나도 여러분도 살아 있는 한 절대로 죽지 않는 세포는 신경계를 이루는 신경세포(뇌세포, 뉴런), 머리뼈 기저에 있는 작은 골격인 미로골낭, 치아(법랑질), 눈의 수정체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도 치아와 수정체는 시술과 수술이라는 방법으로 새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모두 반영구 세포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다섯 기관의 활동이 사람의 생명을 정의하고 마지막으로 죽음을 의마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대 의학의 경이로움으로 네 기관(심장, 폐, 간, 콩팥)을 이식할 수 있게 되었다.


시술과 시술과 수술로, 또 약을 먹으며 몸의 많은 기능이 조금 더 오래 작동하게 할 수는 있지만 끝없이 도움을 받을 수는 없으며 결국 유기체인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다.

신경세포(뇌세포)와 미로골낭은 절대로 떼어내지 못하는 진짜 영구세포다. 따라서 두 세포는 태어나기 전부터 세상을 떠난 뒤까지 생물학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우리 몸에 머문다.


가장 큰 기관인 뇌(인간의 모든 기관과 조직, 세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사령탑)는 결코 완벽하게는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이래서 기억, 추억, 정신, 사랑, 행복, 기쁨 등의 신경세포에 담겨 있는 것은 눈을 감을 때까지 살아 있는 이유일까? 탄생과 죽음의 뇌 속 조약처럼 말이다.


https://youtu.be/OYe-mtMUSgk

출처: EBS Documentary




실제로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7년~10년이면 완전히 교체된다. 흔히들 알고 있는 권태기가 오는 이유가 설명이 될까? 지금 내 옆 짝지가 육체적으론 여러분이 알던 그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단지 뇌세포에 담긴 여러분과의 좋은 추억, 감정은 제외하고 말이다.

주위에 선, 후배, 친구들, 배우자를 보면서 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도대체 넌 누구니? “ ”음, 나는 당신이 7년~10년 전에 알던 사람이 아니라고 “

하지만 그들의 뇌세포가 당신이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 메아리친다면

또 7년~10년은 재미있고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뭐? 매일이 권태기라고? 아~ 그럼 이건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데,

혹시 AI 하고 사는 건 아니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