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부모인 내가, 엄마인 내가
아이를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적어도 나는
이 아이를 감당해 주고,
온전히 사랑해줘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가끔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잠시 숨어 있고 싶어진다.
아무도 보지 말았으면 좋겠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모른 척 지나가 달라고
속으로 조용히 부탁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늘 조용하고,
그에 비해 내 아이는 너무 크다.
몸짓도, 소리도, 감정도
주변보다 한 박자 앞서 있다.
나는 담담한 척한다.
괜찮은 얼굴로 서 있고,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아이 손을 잡는다.
그 사이 마음은
한 겹씩 벗겨진다.
용기 있는 엄마인 것처럼
밖으로 나가지만,
사실 아직은 많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아이 곁에 선다.
도망치지 않고, 손을 놓지 않기 위해
나를 다시 다잡아 본다.
완벽하지 않은 사랑이지만
그래도 떠나지 않는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