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하루를 보낸다.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by michelle Kim

괜찮은 얼굴로 하루를 보낸다.


인사하고, 해야 할 말을 하고,

평소처럼 움직인다.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하지만 하루의 끝은 늘 비슷하다.


아이가 잠들 때까지

마음을 접어 넣듯 버티는 시간.

말로는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한다.


제발, 도와주세요...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싶은 마음도 아니고

기적을 기대하는 기도도 아니다.


그냥 오늘을 넘길 수 있게,

내일로 이어질 수 있게 해 달라는 말.


아이의 숨이 고르게 변하고

잠든 얼굴을 확인하면

그제야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이 든다.


그리고 그 뒤에는

말하지 못한 피로가 남는다.


괜찮은 척했던 시간들이

몸에 고스란히 쌓인 채로..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에게 확인시키기 위해서다.


아무 일 없던 하루라고

말해도 되는 날

오늘은,


사실 마음속 깊이

간절하게 도움을 구하며

가까스로 버텨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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