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자주 도망가고 싶다.
아이에게 서가 아니라
이 삶 전체에서.
아침마다 학교에 보내고 나면
집은 엉망이고
몸은 축 처지고
마음은 늘 늦잠을 잔다.
다른 가족들,
평화로운 아이들,
웃는 엄마들을 보면
미안하지만 부럽기보다
견디기 힘들다.
나는 저 장면이 불가능하다는 걸
이미 너무 많이 확인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 아이를 키운다는 건
사랑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기도만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기다림, 반복, 좌절,
그리고 다시 내일을 사는 일.
사람들은 말한다.
“엄마가 강해서 아이가 잘 크는 거야.”
하지만 나는 강해서 버틴 적이 없다.
그냥 도망가지 않았을 뿐이다.
어느 날은 씻는 것도 싫고
어느 날은 밥맛이 없고
어느 날은 신앙마저 공허하다.
그래도
아이를 데리러 간다.
다시 하루를 연다.
나는 오늘도
훌륭하지 않다.
긍정적이지도 않다.
감사로 가득 차 있지도 않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남아 있다.
이 아이 곁에.
이 하루 안에.
이 삶 안에.
어쩌면
좋은 엄마란
잘 웃는 사람이 아니라
도망치고 싶은 날에도
그래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대단하지 않게
그 자리에 있다.
그걸로
오늘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