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는 내가 제일 귀찮아하던 후순위였다
내 집을 본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지저분하다고 한다.
믿을 수 없겠지만, 나는 진짜 손가락 까지도록 설거지하는 깔끔녀 였.다.
이불도 나는 최소 일주일에 한번 빨았고, 먼지는 용납하지 못했었.다.
이불을 빨면뭐하나, 나의 사랑스러운 토리가 음식을 숨겨두고 썩으면 모르는것을.
바닥을 쓸면 뭐하나, 우유 부어서 정성스레 마사지해주는 토리가 있는데.
음식을하면 뭐하나, 마지막에 우리집 총괄쉐프가 간장 콸콸부어서 못먹게 되는데.
이 걸 3년을 했더니 정말로 기운이 빠진다. 좀 힘들다.
음, 이걸 정신적으로 이겨내라는건 불가능한일이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정리 전문가 유튜브 보면 하나같이 '방상태가 니 정신상태'라고 하는데,
그말이 더 좌절스럽다. 내가 이 정도로 엉망이라고?...
2년차까지는 집이 뭐라고 하든 아이만 집중해서 봤고 행복했는데,
3년차쯤 되니까 정말로 집을 어떻게 다 치워버리고 싶다.
근데 치우자니 3명의 짐은 말도 못하게 늘어났고,
나나 남편이나 책-자료를 끼고 살아왔어서 너무나 방대하다.
육아란 이렇게 온 몸이 쇠사슬로 묶인채
내가 제일 싫어하는 청소와 요리만을 하며 늙어가는 것인가.
그렇다고 육아를 맡기자니, 아이를 낳은 결심과 위배되는 일같은데.
어떤 마음가짐과정신으로 날 다잡아야할지 오늘도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