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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토라 Mar 04. 2023

엄마의 죄책감

엄마들의 죄책감이 사라지길 바라며

허구헌날 죄책감이다.

밥을 더 먹으라고 하지말걸.

바람이 너무 추웠나? 놀이터에 가지말걸.

너무 늦게 자는데.. 일찍 씻겨볼 걸.

영어를 곧잘하네? 영어 책 더 읽어줄 걸.


무엇보다..문화센터 데려가지 말 걸.

토리는 이마에 혹이 있다.

문화센터 낙상사고였다.


체육수업을하다가 미끄럼틀 기구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내가 바로 옆에 있었지만 떨어지는 아이를 못 잡았다.


표정에 따라서 혹이 보이는데

같이 웃을 수가 없다.

밤새 만져보다가 글을 쓰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이것저것 경험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문화센터 데려갔는데,

너무 안전불감증이었나싶다.


'높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내가 경험있는 엄마였다면 그만시켰을텐데.

얼마나 아팠을까.


그때는 '괜찮을거야'라는 마음으로 얼마나 합리화시켰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소아과에서

아기는 'CT'촬영에 대해 의사의 입장이 반반 갈렸다.

-아기의 컨디션이 괜찮은듯 하니 방사능이 있는 씨티를 찍을 필요없다.

-이렇게 큰 혹이라니, 당장 찍자.


남편과 (그리고 의사 친구와) 상의 후에 씨티는 찍지 않고

그냥 아이가 괜찮기만을 바라며 지낸게 벌써 5개월째다.


하지만 한창 발달하는 시기에 '머리를 다쳐서 그런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었고

이마에 보이는 혹을 볼때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문질러대는 나를

토리는 항상 보고 있었다.


토리는 내 걱정을 알고 있다.

"내가 떨어져서 이마다쳐서 병원갔었잖아" "엄마 걱정해?"


휴.

병원에 갈걸 그랬나? 싶다가도

갔으면 너무 힘들었을것 같아. 싶다가도 그렇다.


특히 토리는 처음에 다쳤을때는 티가 안났는데,

그날 밤부터 이마가 부어오르기 시작했었다.


소아과에서 3일은 지켜보라고 해서

아기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지켜보고 싶어서 3일을 버텼고,

이후에도 컨디션이 좋아야 빨리 나을 것 같아서 버텼다.

한 달간은 집에만 있었던것 같다.

이 시기가 참 힘들었고, 뭘 해도 다칠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는 이마 예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이마는 많이 보이는 곳인데..

제발 혹이 줄어들기를 그냥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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