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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로또같이 Sep 03. 2023

갑자기 떠오른 추억하나

잘지내니

고등학교 때 친한듯 안친한듯 한 친구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걔는 날 썩 좋아하진않았던것 같다.

굉장히 예술적이었고, 뭔가 냉소적이고 비판적이었다.

매번 학업에 목매는 날 쯧쯧-하면서 제3자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말했던 기억이 난다.


"야- 넌 스카이가면 될것 같냐? 그리고 그런게 쉬운게 아니야~ 넌 너무 열심히해"

난 솔직히 성적만 관심있었지, 교우관계나 다른 그외에 것들에는 별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당연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지, 왜 저런말을 하나 싶어서 그친구에게 상처받고 멀어졌다.


나는 학업성취도가 매우 높은 부촌의 중학교 출신으로, 그 분위기에 질려서(?)

소위 좀 논다는 고등학교에 갔다. 친구들은 학업얘기를 하지 않았다.

다들 어딘가에 무리지어 놀러다니고는 했다.

거리감이 들었던 것 같다.지금 생각해보면. 마음맞는친구가 없었고, 그런걸 생각할겨를도없었다.


그친구는 서울 중위권 대학 재학중에, 아이슬란드로 유학갔다고 소식을 들었다.


여행 준비를 하다가, 

아이슬란드를 보니 그 친구가 떠오른다.


매우 잘 살고 있을것 같다. 그녀의 영혼은 정말 자유로웠고, 

아주 굵고 거칠었지만 끊임없이 뭔가를 그리고 꾸미던 그녀의 감각은 지금봐도 북유럽에 매우 잘 어울린다.


15년전의 내가 달랐다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왜 나는 그토록 틀안에 갇혀 스스로를 채찍질해가며 살았을까.


내 딸 토리는 관계지향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문제는 사람으로부터-

그리고 그 해결 또한 사람이 한다는걸, 이제서야 깨달은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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