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라 님의 <쓸쓸했다가 귀여웠다가> 책을 읽다가
유리병에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 넣어둔다는 단락에 눈이 멈췄다
흠..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들은 뭐지?
혼잣말로 읊조리다 몇 자 적어둔다
아침에 들리는 새소리들
따뜻한 보리차
혼자 소파 구석에 기대어 보내는 읽기의 시간
연둣빛 초록빛
밝은 햇살
푸른빛 높은 하늘과 흰 구름
살랑이는 바람결
고사리에게 분무질하는 시간
아들아이의 웃음소리
내 책상
옛날 드라마
축구하고 땀으로 흠뻑 젖어 있는 아이
도서관의 적막감, 아니 고요함인가, 그것도 아니면 차분함?
쓰다 보니 기분까지 좋아지는 듯하다
별거 아닌데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