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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Dec 22. 2022

찾았다!

우리 집에도 있는 것 같은데

드디어 찾았다.

예전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당최 그 책이 무엇이었는지 떠오르질 않아 애태우길 오래.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자 마음먹었던 게 통했는가.

박완서 님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중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편이었다.


방바닥에 배 깔고 누워 흐릿한 스탠드 불빛에 의지한 채 글을 쓰는 어느 날 밤. 그 옆에는 아내의 글이 당선되었다 하니, 서재를 마련해줄까 싶다는 남편의 코 골이와 함께.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던 이야기의 한 꼭지를 지금 찾은 것이다.


그 꼭지를 읽고 또 읽고. 4페이지 남짓한 글과 이불을 덮고 엎드린 채 빨간색 펜으로 글 쓰는 짧은 머리 작가의 한 컷.


그러고 보니 브런치 작가됨을 격하게 축하해 주던 내 남편도 코를 고는데.


박완서 님의 글이 남긴 먹먹한 여운 탓인지, 코골이 남편을 두었다는 그 하나의 공통분모 덕인지. 왜 그리 이 꼭지글에 더 몰입되었는가.


박완서 님의 글이었구나 하는 안도감과 애태웠던 글을 다시 만나 벅찬 이 새벽. 서귀포의 새찬 바람 소리가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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