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는 가만히 있는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 나를 내려놓는다. 마흔이 넘어 이제야 조금씩 깨달아간다. 이게 순리다.
내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을 다 내려놓고 잠잠히 있는다. 무기력이 아니다. 멍하게 있는 것과는 다르다.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있는 것이다.
가만히 있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인생 과업이다.
자꾸 뭐라도 해보려는 내 자아의 의지를 접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내 감정을 가라앉히고, 꼬리가 길어지는 생각을 멈추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럼에도 시간이 갈수록 이 과업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대신 나는 기도를 한다. 나의 모든 것을 멈추고 정적인 상태가 되도록 조용히 묵상한다. 나의 깨달아지는 죄들을 회개한다.
나의 아담한 마당을 걸으며 자연을 본다.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매일을 살아내는 자연과 눈빛을 나눈다.
요즘 이렇게 지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다행히 나는 오늘도 가만히 있었다. 오늘을 살아내게 하셨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