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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May 06. 2023

생일인데 판옥선 타서 어쩌냐

엄마 춥다

여행 3일 차

9시 30분까지가 숙소 조식 시간이었는데

가볍게 10시 넘어 일어났으니

에고 퇴실 준비나 하자


육지에서는 최애 메뉴였는데

서귀포에 없어 먹지 못했던

봉o찜닭을 먹으러 고고

역시 언제나 먹어도 맛있구나야


진도 숙소로 가는 길에

영암 카트장에 들러 슈o마리오 브라더스 놀이 좀 하고

근처에 이순신 장군님 해전지가 있다기에 슬슬 들러봤는데


세상에나 봐도 봐도 기가 막힌 울돌목 회오리 조류에 넋이 빠지고

홀로 서 계신 이순신 장군님 동상보며 감사도 드리고

맨손으로 숭어 한 마리 낚아채시는 달인님도 뵙고

명량해전이 왜 승리했는지 연구한 기념관 4D관에서 얼굴로 쏘아대는 물줄기에 깜짝 놀라니


생일날 유람선 못 타고 판옥선 타서 어쩌냐는 신랑

어? 모야~ 나 너무 신나는데?


그나저나 티비에 나온 식당은 거의 실패각이었는데

오늘 들른 꽃게탕은 활꽃게라더니 엄머 맛나네


진도 시내에서 넷이 스티커 사진도 찍고

동네 문방구에서 새 축구공도 사니

어린이날 선물로 고른 새 축구화와 새 축구공을 신고 훈련하고 싶다는 두 아이


덕분에 나는 또 생뚱맞게

안개 자욱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한 고등학교 운동장 벤치에 앉아있다


무계획이었던 여행은 목포에서 영암으로, 해남으로 그리고 이제 진짜 진도로 향한다


근데 숙소 언제 가?

조금만 더 하는 거 맞지?

얘들아 엄마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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