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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깨작 May 10. 2023

참치액의 승?!

진도 쫄쫄이 미역의 힘일 거야

나는 아날로그를 좋아하고 워낙 고지식하기도 하다. 대도시보다는 마을이 더 좋다. 그래서 지금도 시골에 살게 됐는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다 보니 가족들을 위한 국을 준비할 때는 육수를 끓인다. 멸치, 디포리, 다시마, 양파껍질, 무, 표고버섯 밑동조각 등을 넣고 누렇고 진한 육수를 낸다. 내가 먹어도 맛이 깊고 맛있다. 분명 세 남자도 좋아했었다. 


근데 언젠가부터 신랑이 냉동볶음밥을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다며, 밀키트도 먹을만하다며 은근슬쩍 인스턴트를 하나 둘 사들이기 시작했다. 내가 육수까지 끓여가며 식사준비를 하는 게 안쓰럽다면서 그냥 편하게 살자고.

나름 감동 비슷한 것도 받아가며 종종 밀키트나 냉동식품을 이용하게 되었다. 간단한데 맛까지 괜찮으니 뭐 가끔 먹어도 되겠다 싶었으니까.


그리고 오늘 이번 여행에서 사 온 진도 쫄쫄이 미역으로 미역국을 끓였다. 육수 끓일 시간은 안될 것 같고. 지난번 글쓰기 모임 동지들이 알려주어 구입해  참치액을 한 스푼 넣었다.  한 스푼 넣었다.


드디어 저녁 식사 시간. 참치액을 처음 사용해 본 거라 향이 비리다면 어쩌나 싶었는데..

극찬이 이어진다.

"어디서 먹어본 맛인데? 진짜 너무 맛있다 와~~ 엄마 미역국 최고!! 한 그릇 더 주세요!!"


지금도 진도 쫄쫄이 미역의 힘이라 믿고 싶다.

참치액 한 스푼에 그간 내가 끓여댄 육수들이 밀려난 거 절대 아닐 거다. 암 그렇고 말고!


그럼에도  참치액 때문이라면.. 가족들을 위해서 참치잡이로 나서야 하나. 그러면 세 남자가 부담스러워 할테니 맛있는 참치액 사러 마트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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