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처음 배울 때 제일 먼저 접하는 문장은 인사말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인사말로 영어는 ‘how are you?’, 일본어는 ‘곤니찌와’, 베트남은 ‘신짜오’, 중국어는 ‘니하우’ 프랑스는 ‘봉쥬르’, 태국은 ‘사와디캅’ 등이 있는 것 같고 회화차원에서 알고 있는 말이라서 문자로 쓸 줄은 몰라도 말로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여러 인사말 중에 영어는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인 인사말은 인사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똑같은 말을 한다. 예를 들면 일본어로 ‘곤니찌와’라고 말하면 상대방도 ‘곤니찌와’라고 한다. 하지만, 영어는 인사를 하는 사람이 ‘how are you?’라고 하면 인사를 받는 사람은 ‘how are you?’라고 하지 않고 자기의 기분이나 상태를 말해야 한다.
중학교에 처음 올라가서 영어를 배울 때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how do you do?’ 서로 아는 사이에는 ‘how are you?’라고 인사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영어 배운 것을 뽐내려고 ‘how are you?’라고 인사를 하면 친구도 나에게 ‘how are you?’라고 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영어를 좀 더 배우고 나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how are you?’에 대한 대답은 영어교과서에 그 답이 아주 잘 나와 있었다. ‘I‘m fine'이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how are you?’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계적으로 ‘I‘m fine’라고 한다. 영어 교과서에 나와있는 대로 학교에서 오랫동안 배워왔기 때문이다.
‘how are you?’라는 인사말에 대답으로 좋다, 그저 그렇다, 아프다 등 다양한 말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이고 무난한 문장이 교과서에 나오는 ‘I’m fine'이고 그 문장만으로도 서로의 인사가 되는데 교과서에서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바로 이어지는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이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건 'and you?'이다. 이 물음에는 상대방의 상태를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배어있는 것 같다. 서구사회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집단주의 성향인 동양사회에 비해 정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개인주의는 개인에 최우선의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타인의 가치도 존중해 주는 성향이 'and you'라는 말에서 느껴진다.
또 하나의 예로 미국 영화를 보면 'Are you okay?'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괜찮아'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미국 영화에서 더 진정성이 느껴진다.
내 생활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당신은요?’ '괜찮아요?' 이런 말들을 많이 사용하고 싶다. 그래서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내 삶 속에 깃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