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 든든한 언니가 되고 싶은 나의 응원
3월, 5월, 7월,,
홀수달이 되면 병동에 새로운 얼굴들이 하나둘씩 보인다.
신규간호사 선생님들이 입사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출퇴근하며 잠시 마주칠 때 말고는 얼굴 볼 일이 없어서 얘기 나눌 일은 더더욱 없다.
그러다 한 번씩 기회가 될 때면 신규간호사 선생님에게 공식처럼 물어보는 (나도 신규시절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다.
“선생님, 일하는 거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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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신규선생님과 점심을 같이 먹게 되었다.
입사한 지 한 달 차인 선생님이었다.
일하는 거 힘들지 않냐고 묻는 나의 질문에 신규선생님은 멋쩍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하.... 괜찮아요....ㅎㅎ”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나는 알 수 있었다.
괜찮지 않다는 걸...
대화를 이어가며 신규선생님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어떤 것보다 일을 배우며 들은 모진 말들이 가장 큰 상처가 되어 선생님의 마음에 남아있었다.
“저번에 알려줬잖아. 왜 몰라?”
“하... 왜 이렇게 느려? “
“원래 이렇게 컴퓨터를 못하니?”
예상치 못한 말들이 비수가 되어 마음에 꽂혔고
퇴사를 몇 번이고 고민하게 한 원인이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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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화를 나눠본 사이였지만
손을 뻗어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너무 힘들었겠다며 손을 꼭 잡아주었다.
불과 1년 전 나도 경험했던 상처들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때의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내 편’이었다.
나를 혼내는 한 명의 선생님으로 인해
다른 모든 선생님도 나를 좋지 않게 볼 거라는 생각에 한없이 위축되어 땅만 바라보며 걷던 나날들..
그때 단 한 명이라도 나에게
“OO아, 나는 네 편이야. 너는 아주 잘하고 있어!
어깨 펴! 울지 마!! “
라고 말해주는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선생님, 저도 그렇고 다른 선생님들은 선생님 나쁘게 안 봐요.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제가 본 선생님은 예의도 바르고, 항상 밝고, 일도 척척 잘 배워서 하던데요! 너무 잘하고 있어요.
저는 선생님 편이에요. 언제든지 모르는 거 있거나 힘든 일 있으면 편하게 말하세요ㅎㅎ“
나의 진심이 전달된 거였을까.
신규선생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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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동에 들어온 그 어떤 신규선생님도
이제는 더 이상 남이 한 말에 상처를 받아 그들만의 에너지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병동뿐 아니라 지금,
또 어딘가에서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고 있을 수많은 간호사 후배들이 이 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는 거야.
너는 아무 잘못이 없어.
너를 잃지 마. 너는 너무 좋은 사람이야. “